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견본주택에 가면 주부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곳이 주방과 수납장인데요.
그런데 싱크대와 붙박이장에는 제조회사 마크가 없습니다.
건설회사가 못 붙이게 했기 때문인데, 왜 그랬을까요.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석관동에 짓는 아파트의 견본주택입니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세면대와 비데, 레인지후드까지 제조사가 명기돼 있지만, 주방가구에는 아무리 살펴봐도 제조사 표시가 없습니다.
방문객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내원 : 어느 아파트나 일반분양하는 건 주방가구 다 안 나와요.
방문객 : 지금은 OO 거에요?
안내원 : 시공은 OO 거에요.
방문객 : 전동양념장도?
다른 견본주택도 가구 제품에 제조사 표시가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이렇게 분양가에 포함된 붙박이장도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건설사 측은 견본주택에 시공한 제품에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 인터뷰 : 분양소장
- "인테리어 쪽에서 합니다. 제품은 저도 잘 모릅니다."
아파트 분양 계약이 끝난 뒤 내부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 최저가 입찰제로 가구 시공업체를 다시 선정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안내원
- "(견본주택) 시공은 OO으로 돼 있는데, 나중에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무슨 브랜드로 됩니다'라고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어요."
최저가를 써낸 업체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니 건설사는 실제 아파트에도 일반가구의 제조사 표시를 못 붙이도록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견본주택과 동일한 제품이나 고급 브랜드로 교체해달라는 입주민의 민원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가구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는 (제조사 표시를) 붙이는 게 좋죠. 건설사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분양가는 갈수록 치솟고 있지만, 제조사 브랜도조차 떼도록 하면서까지 싼 제품을 고수하는 건설사의 횡포 앞에 소비자의 알 권리는 온데간데없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