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큰 돈을 들여 해외 박람회에 참석하는 건 대부분 수출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인데요.
한국을 대표하는 컨벤션업체인 코엑스를 믿고 국제 박람회에 참석했는데, 가짜 바이어에 엉터리 통역까지 겹쳐 파행을 빚었다고 합니다.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1월 10일부터 닷새 동안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생활용품 박람회의 바이어 미팅 장소입니다.
첫날만 붐볐을 뿐 둘째 날부터는 텅 비었습니다.
코엑스가 주관해 국내 300여 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참가업체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바이어 미팅 건수는 당초 계획보다 훨씬 적었고, 일당을 약속 받고 온 듯한 가짜 바이어까지 있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고재칠 / 케이앤피코리아 대표
- "기본적인 용어도 전혀 모르고 본인은 명함도 없고요. 코엑스에서 하루에 무조건 상담일지를 10장 이상 적으라고 했다, 그래야 일당을 준다고 했다."
통역은 한국말도 못알아듣는 엉터리였습니다.
▶ 현장 녹취
참여업체: 너 (한국어) 못 알아듣니?
통역 대학생: 아주 조금 알아들어요.
통역비용으로 한 업체당 하루 900위안, 우리 돈으로 15만 원을 코엑스에 줬지만, 100위안만 주고 현지 대학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통역으로 고용했습니다.
▶ 인터뷰 : 전찬익 / 에코그린 대표
- "전시회에서 통역이 잘못됐을 때는 모든 게 설명이 안 되기 때문에 통역이 정말 중요한데 한국말 자체를 못 알아듣고."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이에 대해 코엑스는 일부 미숙한 점이 있었지만, 현지 사정 때문이라고 탓을 돌립니다."
▶ 인터뷰(☎) : 오수영 / 코엑스 홍보실장
- "중국의 부족한 전시 인프라, 최근에 불거진 사드 문제가 이번에 중요한 변수가 됐습니다."
코엑스가 중국에서 대규모로 연 첫 박람회는 부실한 운영으로 참가업체들이 대자보를 붙이고 철수하는 파행으로 마무리됐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 변성중 기자
영상편집: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