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성패션 전문 온라인쇼핑몰 '미아마스빈'은 영문·중문·일문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처음 창업을 할 때만 해도 '1인 기업' 성격이 강했지만 해외 판매가 늘어나면서 규모는 갈수록 커져갔다. 해외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만 40억원에 이른다. 강병석 미아마스빈 대표는 "특히 일본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이나 화보컷 등을 비롯한 한국 온라인몰만의 독특한 쇼핑 콘텐츠가 어필하고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K패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온라인 쇼핑몰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2. 직장을 퇴직한 뒤 가정주부로 생활해온 이영인(34) 씨는 중국인을 겨냥한 중국어 인터넷 방송을 최근 시작했다. 한국인들이 생활하면서 사용하는 각종 물품 등을 소개하는 내용의 인터넷 방송이다. 소개된 물품들은 바로 구매가 가능하고, 그에 따른 판매수익을 판매자와 나누는 비즈니스다. 이씨는 "한국인들의 생활방식을 궁금해하는 중국인 소비자들이 많아 최근 유사한 비즈니스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 '글로벌'을 외치고 있는데 자영업이야 말고 기존 틀을 깨고 세계로 진출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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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세계화'가 국내 자영업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할 수 있는 오프라인 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10년 전만해도 서점, 옷가게, 비디오·만화 대여점 등이 대표적인 자영업종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치킨집과 커피전문점 등 외식업종 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좁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다보니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자영업자의 비율은 27.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 회원국 가운데 네번째로 많다. 이들의 60%는 3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사정이 다르다. 온라인 창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더구나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산 제품 수요가 아시아 각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은 '해외직판'(역직구)으로 시장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인 창업자들이 국내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상품을 파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온라인쇼핑몰 플랫폼을 제공하는 카페24에 따르면 카페24의 영문 해외직판 온라인쇼핑몰은 2013년 2900개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2만3400개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중문 쇼핑몰은 같은 기간 2300개에서 1만8900개, 일문 쇼핑몰은 2200개에서 1만3300개로 급증했다. 남미시장을 겨냥한 스페인·포르투갈어 쇼핑몰도 2200개가 운영되고 있다.
카페24를 통해 문을 연 해외직판 쇼핑몰에서의 해외수출액은 2015년 기준 110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화 시대를 맞아 '디지털 자영업자'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여성패션 전문 쇼핑몰 '위드이픈'은 중국시장에서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위드이픈의 이형정 대표는 "한국 상품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중국어권에서 큰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를 적극 활용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미국시장도 열려있다. 패션전문 쇼핑몰 '코우리'는 영어권 쇼핑몰을 개설해 2년 연속으로 매출이 3배씩 증가해왔다. 황유나 코우리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했고, '메이드인 서울'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이미지·동영상 등을 활용해 브랜드 콘셉트를 명확히 담아내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쑥쑥 크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수출의 새로운 루트가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수출은 2015년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다. 수출품목의 90%가 의류, 화장품, 패션잡화 등 정부가 유망 수출품목으로 밀고 있는 소비재 상품이다. 이형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수출이 2년째 부진한 가운데 전자상거래 수출은 성장성이 높고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무역장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로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는 온라인 쇼핑몰에만 집중돼 있는 게 한계다. 국내 수출기업 10곳 중 1.5곳만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활용이 미미한 실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수출기업들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전자상거래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다"며 "전자상거래
[특별취재팀 = 고재만 차장 / 서동철 기자 / 전정홍 기자 / 최승진 기자 / 김명환 기자 / 안갑성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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