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때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여러차례 나눠내고, 나중에 장례서비스를 받는 상조상품이 유행이었죠.
이런 걸 선불식 할부 상품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상조회사들이 요즘 상조상품에 여행상품을 결합해 팔기 시작했는데,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바다를 떠다니며 특급 호텔 수준의 시설을 즐길 수 있는 크루즈 여행.
은퇴 이후 가장 가고 싶은 여행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인기입니다.
이에 상조회사들은 매달 일정금액을 내고 장례 서비스를 받는 상조 상품을 장례 서비스 대신 크루즈 여행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원에 지난해 9월까지 접수된 해당 상품의 피해구제 90건을 살펴보면 계약한 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무려 40%에 달했습니다.
한 회사는 장례서비스를 받지 않고 여행도 가지 않을 경우 전액 환급하기로 계약했지만 80%만 환급하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해당 여행상품이 없어졌다며 다른 상품으로 변경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환급규정도 제멋대로여서 한 상품은 11개월을 납부해도 8.6%밖에 돌려받지 못하도록 해놨습니다.
▶ 인터뷰(☎) : 문고은 / 선불식 할부 여행상품 피해자
- "상품가입 이후에 약관을 받거나 이런 건 전혀 없었고요. 해지 환급금에 대한 부분은 전혀 언급이 없었어요."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다 보니 분쟁이 발생할 경우 명확한 해결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 인터뷰 : 선태현 / 소비자원 피해구제국
- "현행 할부거래법에 의한 선불식 할부거래에는 혼례와 장례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행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조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무더기 해약이 줄을 잇고 있어, 관련 규정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