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만에 `화려한 부활`…연간 영업익 50조 전망도

지난해 3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어닝 쇼크'를 겪었던 삼성전자가 1분기 만에 '어닝 서프라이즈'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삼성전자는 6일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2000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9.84%, 전분기 대비 76.92% 급증한 것이다.
전날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3000억원이었다. 그런데 이보다도 1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같은 호실적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가전도 성수기 효과로 판매 호조를 보여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3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의 상처를 갤럭시S7이 치료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가전이 고르게 안정적인 실적을 내면서 전체 영업이익 급증을 이끈 것이다.
큰 효자 종목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5조원 가량의 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직전 최고 기록인 3조6600억원(2015년 3분기)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올랐고 출하량도 늘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강세를 보여 날개를 달아줬다
삼성전자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원 오르면 분기 이익이 최대 8000억원 증가한다. 지난해 3분기 말 1100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연말에 1200원까지 올랐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상승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의 호조가 이어지면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수요가 늘고 있고 LCD 가격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CE(소비자가전) 부문에서도 이례적으로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IM(IT·모바일) 부문은 갤노트7 단종 비용을 대부분 3분기에 털어내면서 4분기에는 부담을 덜었다. 판매가 중단된 갤노트7의 빈자리는 지난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7이 대신했고, 갤럭시A·J 등 준프리미엄 제품도 탄탄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4분기 영업이익은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갤노트7 사태로 1000억원 영업이익에 그친 3분기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세는 올해 1분기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영업이익 10조원 이야기도 나온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이다. 맥쿼리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슈퍼호황이 이어지고 디스플레이 흐름도 나쁘지 않다. 여기에 갤럭시S7 차기작과 준 프리미엄 제품 출시도 힘을 보탤 것이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은 관측이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이익 안정성은 역사상 가장 높은 구간으로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수요 급증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3D 낸드와 플렉서블 OLED의 독보적인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 전세계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가 합산 연간 10조원의 영업이익 증가를 시현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더 돋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플라스틱 OLED의 고객확대, 증설 효과가 즉각적으로 반영되면서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이어갈 것"이라며 "3D 낸드와 OLED를 독식하면서 부품 우위의 실적 전개가 예상돼 주가에 대한 눈높이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