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옷값 거품에 기가 막히다. 지난해 백화점에서 39만원 가량을 주고 산 국내 유명 브랜드 정장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현재 80% 이상 할인된 6만9000원에 팔리는 것을 보고 씁쓸하면서도 대체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옷값 거품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불황이 짙어지고 백화점에서도 사실상 연중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소비자는 최근 백화점에서 20만원 상당의 니트와 바지를 구입했는데, 구입 한지 하루가 지나 20% 가량 세일에 들어가자 황당했다. 하루 차이로 같은 상품을 돈을 더 주고 구입한 것인데, 이미 옷에 붙은 택을 제거하고 착용했기 때문에 환불할 수 없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같은 옷을 50%나 할인해 판매하는 것을 보고 "옷 살 때 제 값을 주고 사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일주일 전 TV홈쇼핑을 보고 정장 바지 3벌을 13만원에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서 4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소비자는 더이상 옷값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
의류 업계 한 종사자는 옷값 거품 논란에 대해 복잡한 유통구조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10만원짜리 백화점 와이셔츠의 경우 입점 수수료가 25~40%까지 차지한다"며 "수수료만으로 3~4만원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단계에 대행업체가 있는 경우 20~40%의 비용이 추가돼 결국 최종 가격에서 유통 단계를 빼면 실제 와이셔츠 생산에 들어가는 원가 비율은 매우 적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결국 소비자들은 원가의 3~7배에 달하는 값을 치르고 와이셔츠를 산다는 얘기다.
실제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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