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가 지난 연말 한미약품 이후 최대규모의 기술 수출로 4분기 실적 약진이 예상됨에도 불구, 올해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28일 같은날 유한양행의 계약파기와 다음날 한미약품의 일부 계약수정 등 잇따른 업계 비보 틈에서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발표했다. 미국 제약사 애브비의 자회사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면역항암제인 'MerTK(Mer Tyrosine Kinase) 저해제' 개발 및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 계약 규모는 확정 계약금 4000만달러(약 480억원)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총 5억2500만달러(약 6400억원)에 달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기술수출 계약금은 전액 4분기 반영이 확정적"이라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수익배분 때문에 절반인 240억 가량이 동아에스티에 배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가정했던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4분기 동아에스티의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 168% 증가한 호실적(매출 1850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4분기에도 전문의약품 매출은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품목이었던 위점막 보호제 스티렌이 지난해 7월 특허만료 이후 30% 이상 약가 인하됐기 때문인데, 이는 올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연간 200억원 규모인 GSK 5개 품목(제픽스, 헵세라, 세레타이드, 아바미스, 아보다트)의 코프로모션이 지난 11월 말 종료된 것도 약점이다. 이에 따라 동아에스티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51.3% 내린 5854억원, 2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연구개발(R&D) 모멘텀이 풍부한 것은 강점으로 지목된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상반기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DA-1229 미국 임상 2상 개시, 과민성방광염 치료제 DA-8010 유럽 1상 환자투약, 당뇨 치료제 DA-1241 미국 1상 개시, 천연물신약 DA-9801 미국 3상 개시가 기대되는 등 다수의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가운데 4분기 기술수출은 당장의 실적에 큰 도움이 될지언정 일시적인 측면이 있다"며 "이번 호재에 따른 분위기 전환으로 내년까지 숫자상에서 본질적인 실적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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