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1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통상 설 명절 준비 등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1월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계란, 채소 등 체감물가마저 급등하면서 '소비 절벽'을 가속화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내린 93.3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75.0)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95.7)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CCSI는 현재 소비자들의 경제인식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선(2003∼2016년 장기평균치) 100을 밑돌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특히 통상 설 명절 연휴와 연말 상여금 지급 등으로 심리가 개선되는 1월임에도 불구하고 수치가 떨어졌다. 소비절벽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방증이다.
이같은 소비심리 위축은 유통업계의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설선물 시장도 얼어붙게 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설 전 일 수 기준)보다 1.2%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9.1%나 매출이 감소해 타격이 더 컸다. 백화점의 설선물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특히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고가 상품군인 한우세트 등 축산(-9.5%), 굴비(-18.3%) 등의 매출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양말, 비누 등 생활용품 등 복고풍 선물세트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손일선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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