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란히 사상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이 만들지 못하는 첨단 디스플레이 패널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두 회사가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탄탄한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4200억원, 영업이익 1조3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 들어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는 LCD 패널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다. 중국 업체들이 기존 생산라인을 멈추고 대형 LCD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판매가격 강세가 지속된데다 수율을 높이고 원가개선 노력을 한 점이 사상최대 실적의 원동력"이라며 "여기에 대형 LCD패널과 초고화질(UHD) LCD패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가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만의 독보적인 제품인 중소형 올레드 패널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올레드 패널을 장착한 모바일 제품이 늘어날 수록 그 이익은 고스란히 삼성디스플레이의 몫이 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고급 제품에 올레드 패널을 탑재하기 시작하는 등 수요가 늘어나고 매출선이 다양해지면서 이익률 역시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날 사상 최대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9360억원, 9430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2015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좋지 못했지만 LCD 판매 가격 상승이 시작되면서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대화면 T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형 초고화질(UHD) LCD패널의 판매가 늘어났고 디스플레이 내부에 터치패널을 장착한 인터치 디스플레이 등 제품들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패널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높은 생산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 집중한 것이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견조한 실적 성장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LCD 패널시장의 물량부족 현상이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올레드 패널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다. 중국 업체들의 LCD 설비 증설이 마무리되기 시작하는 3분기부터는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이 10세대 이상 초대형 LCD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 한국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한 것도 걱정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65인치가 넘는 LCD TV에 대한 수요가 아직은 많지 않지만 2019년 이후에는 소비자 취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이 경우 LCD 패널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기술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LCD 생산라인을 지속적으로 중소형 올레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 우위 및 생산량 증설을 바탕으로 휘어지는 올레드 패널 등 하이엔드 제품 공급을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출시 예정인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이 그동안 사용하던 LCD디스플레이를 버리고 올레드 화면을 채택키로 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LG디스플레이도 모바일용 중소형 올레드 생산 라인 구축을 마무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는 "오는 3분기부터 6세대 중소형 P(플라스틱)올레드 생산에 돌입한다"며 "올레드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최근 일본 소니가 OLED TV 생산을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해외 TV 제조사들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만드는 올레드 패널을 사용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김동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