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한국을 찾는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에 국내 백화점과 호텔은 희비가 엇갈렸다.
사드(THAAD) 영향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급감해 매출 대부분을 유커에 의존하는 서울 명동 인근 호텔은 '명절 대목'에 투숙객이 20% 줄었다. 반면, 미리 개별 관광객(싼커) 마케팅에 나섰던 백화점들은 춘절 기간 중국인 매출이 최대 80%까지 늘어났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춘절기간인 1월 20~29일(10일간)중국인 매출이 작년 춘철 같은 기간(1월31일~2월9일)보다 82.5% 늘었다. 춘절은 매년 음력 1월 1일부터 시작되는 중화권의 최대 새해맞이 명절로 한국의 설에 해당한다. 사드 후폭풍에 따른 중국 정부의 유커 축소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지난달 초 춘절을 앞두고 한국을 찾는 중국 쇼핑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싼커 마케팅'이 주효해 백화점 매출은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유커는 감소해도 싼커가 대폭 늘어나 오히려 전년도 춘절보다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1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중국 파워블로거를 초청해 초호화 패키지를 제공하고 한국의 카카오톡인 위챗을 통해 싼커를 대상으로 한 입소문마케팅에 주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0~31일 중국인 매출이 27% 늘어 유커 감소에 따른 악영향을 피해갔다. 특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싼커가 대폭 늘어나 싼커 매출이 70.3% 늘어났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 중국인 매출이 16.5% 늘었다.
반면 유커의 주요 집결지이던 서울 명동 인근 호텔업계는 울상이다. 롯데호텔과 롯데시티호텔명동, L7명동은 이번 춘절기간 중국인 예약 건수가 작년 춘절 기간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 위치한 세종호텔도 지난달 20~31일 중국인 투숙객이 19%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인 객실점유율도 작년의 36%에서 이번에는 33%로 낮아졌다.
올해 중국의 공식 춘절기간은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돼 이달 2일까지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시작된 1월 20일을 춘절 기간으로 보고 미리 싼커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펼쳤다. 특히 유커가 아닌 싼커를 국내 소비층으로 흡수하고자 중국 파워블로거 '왕훙' 마케팅에 주력해 왔다.
특히 신라면세점은 중국 왕훙인 '신라따카' 15명을 초청해 호텔룸쇼와 와인파티 등을 제공했다. 롯데백화점도 왕훙을 대거 초청해 뷰티 관련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고 설화수 등 인기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서 신제품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한령(限韓令)을 피해가는 길은 중국의 패키지 여행상품이 아닌 개별 여행객의 마음을 잡는 것뿐"이라며 "1회당 수억원을 넘는 프로모션 비용을 백화점이 부담한 것도 싼커 수요층을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부대 서비스 제공도 유커보다 싼커에 집중했다. 신세계그룹은 중국 전자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와 작년 11월 업무협약을 맺어 기존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면세점
[김유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