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끌로에 봄여름 컬렉션 |
최근 현대백화점에서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끌로에' 매장이 사라졌다. 이 브랜드의 국내 판매권이 현대백화점 패션 브랜드 한섬에서 신세계백화점의 관계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끌로에 본사의 매장 인테리어 메뉴얼이 변경돼 기존 백화점 매장 10곳을 인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끌로에 국내 판권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신세계에 뺏긴 현대백화점은 당분간 끌로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백화점은 압구정점, 무역센터점, 목동점에 끌로에 매장을 두고 있었다.
백화점들의 명품 유치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불황에 역신장한 백화점들이 경쟁사에 없는 명품 브랜드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끌로에 외에도 롯데가(家)가 운영하던 영국 명품 패션 브랜드 '폴 스미스' 국내 판매권을 인수했다. 이 브랜드 라이선스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 장재영 씨의 회사 비엔에프통상이 갖고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폴 스미스 본사의 인테리어 메뉴얼 변경을 이유로 기존 국내 백화점 매장 8곳을 인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부산본점, 샌텀시티점, 대구점 등 5곳에 폴 스미스 매장을 두고 있었다.
끌로에와 폴 스미스를 품에 안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당분간 신세계 백화점·면세점 중심으로 새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끌로에 매장은 이달중에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센텀시티점, 대구점에 열고 3월에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세계면세점 센텀시티점, 갤러리아백화점에 오픈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면세점 소공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끌로에는 '까르띠에'와 '몽블랑' 등 최고가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스위스 리치몬드그룹 산하 브랜드로 마돈나, 마리옹 꼬띠아르 등 해외 유명인사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대는 핸드백이 120~200만 원대, 부츠 100만 원대 등으로 고가다. 이 브랜드는 '지미추', '랑방' 등과 함께 한섬이 운영하는 대표 수입 브랜드 중 하나였다. 현대백화점이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끌로에 매장을 당분간 오픈할 계획이 없는 이유는 신세계와의 패션 자존심 경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섬은 2012년에도 인기 브랜드 '지방시'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뺏긴 경험이 있다. 이러한 악연 때문에 한섬은 지난 9월 개장한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타임, 마인 등 주요 브랜드를 입점시키지 않았다.
폴스미스 매장은 현재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3월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4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새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타사의 경우 2월 압구정 갤러리아, 3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대구점, 하반기에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월드타워점에 오픈할 계획이 잡혀 있다.
폴 스미스는 의류, 액세서리, 신발, 향수, 속옷 등을 제조하는 영국 럭셔리 브랜드. 2000년대 초부터 국내에서 세련된 무늬 등으로 남성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명품 브랜드 지방시, 셀린,
롯데백화점 글로벌패션사업부는 최근 겐조키즈, 타라자몽, 까띠미니 등 3개 브랜드의 국내 사업권을 따내 백화점들의 명품 전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지현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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