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현대백화점 명인명촌] |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명인명촌 매장을 통해서만 지난해 약 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매장을 처음 선보인 지난 2009년의 매출 4억원과 비교하면 2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최근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이익까지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설 명절 대목에는 소포장 선물세트를 내놔 '완판' 신화까지 썼다.
현대백화점은 명인명촌의 성공 비결로 ▲전통식품과 현재 트렌드의 결합 ▲장인의 삶을 스토리텔링 ▲생산자와 상생 등을 꼽았다.
명인명촌은 지난달 설 명절 대목에 소포장 상품 판매로만 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준비한 선물세트는 모두 팔려나갔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와 1~2인 가구 증가가 맞물렸다고 현대백화점 측은 분석했다
명인명촌 상품기획자(MD)인 이제왕 현대백화점 생식품팀 대리는 "소포장 상품은 20~30대 사이에서 품질 좋은 바른 먹거리라면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지갑을 여는 '작은 사치'를 중시하는 문화와 잘 맞아 떨어졌다"며 "불황 속에서도 허용 가능한 비용 내에선 프리미엄을 즐기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상품성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다. 전국의 먹거리 장인을 찾아 그 가치와 이야기를 상품으로 만드는 명인명촌 MD팀은 한 명의 장인으로부터 제품을 받기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공을 들인다. 한 식품 카테고리에서 경지에 오른 장인에게 설득하는 데 삼고초려를 하는 것도 다반사다.
발효식초 전문가인 김순양 장인에게는 다섯 번을 찾아갔다. 전남 진도에서 발효식초를 만드는 김순양 명인은 20여 년 경력의 발효 전문가다. 이 대리는 "명인명촌 MD팀이 김 장인에게 처음 찾아갔을 때 그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거절했다"며 "다섯 번이나 찾아간 뒤에야 가까스로 명인명촌과 함께 하겠다는 허락을 받아냈다"고 회상했다.
한 분야의 경지에 다다른 명인의 삶 자체는 매우 흥미로운 스토리가 될 수 있다. 김순양 장인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진도에 자리를 잡고 발효식초를 만들기 시작했고, 결국 병마를 이겨냈다. 명인명촌 매장에는 60여 명의 장인들의 스토리가 담긴 200여종의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명인명촌 매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장인들은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제품 마케팅 방법과 생산시설 위생 컨설팅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매장에 진열하기 적합한 포장 디자인도 지원했다. 장인들의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야 명인명촌 매장의 매출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대리는 "장인을 '발굴'한다기보다는 '함께 한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상품을 판매해 얻는 매출 성장 뿐 아니라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자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현대백화점이 명인명촌 매장을 운영하는 목적에 포함된다는 말이다.
명인명촌 MD팀은 장인들이 만든 전통식품의 가치를 해외 시장에도 알리고 있다. 명인명촌 상품들을 들고 지난 2014년 이탈리아, 2015년 중국에서 각각 개최된 식품박람회에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한국 전통식품을 주제로 한 판촉행사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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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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