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2554억원으로 지난해 42조6231억원(17.1%) 늘었다. 이는 연간 기준 증가액이 사상 최대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은행 외에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등이며 보통 제2금융권으로 불린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을 지역별(금융기관 기준)로 보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 118조6600억원으로 1년 사이 20조4064억원(20.8%) 급증했다.
서울의 잔액이 42조9522억원으로 22.8%(7조9673억원) 늘면서 수도권 3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인천(13조661억원)은 20.4%(2조2127억원) 증가했고 경기(62조6417억원)는 19.5%(10조2264억원)로 집계됐다.
나머지 광주, 경남, 대구, 경북, 전남 등 비수도권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72조5954억원으로 1년 사이 14.8%(22조2167억원) 늘었다.
지난해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이른바 ‘풍선효과’ 영향이 컸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이에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가계가 저신용·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금융권으로 많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통계를 보면 수도권에서 풍선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작년 2월 수도권에 먼저 적용됐고 석 달 뒤인 5월에 전국으로 확대됐다. 수도권 부동산 열기도 2금융권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19.3%이고 서울(24.9%), 인천(32.6%), 경기(35.6%) 등 수도권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가 과열 양상까지 빚으면서 2금융권에 손을 내민 가계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에서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같은 기간 인천은 49.9%(2752억원), 경기는 29.5%(6653억원) 각각 늘었다.
또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47.8%나 됐고 신용협동조합도 27.2%로 높았다.
[디지털뉴스국][ⓒ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