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선박왕' 존 프레드릭센 행보에 조선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그는 개인 재산만 100억달러에 이르는 거부다. 그는 해양 시추업체 시드릴을 비롯해 골든오션, 프런트라인, 플렉스 LNG 등 선사를 소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일 유럽의 '모 선주'와 8300억원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회사측은 '모 선주'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외신에 따르면 발주처는 프레드릭센 소유의 플렉스LNG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계약 취소됐던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척도 프레드릭센 소유 선사인 프런트라인에 정상적으로 인도하기로 했다. 한꺼번에 1조원 넘는 계약이 성사된 셈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게 프레드릭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오래된 단골 고객들로부터 수주를 따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프레드릭센 소유의 시드릴은 최근 파산 위기에 직면하는 등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이 회사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2척의 드릴십(이동식 원유 시추선) 인도를 기약할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시드릴로부터 드릴십 2척을 약 1조2000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해 시드릴로부터 드릴십 2척을 약 1조2000억원에 수주했다. 당초 이달 인도 예정이었지만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삼성중공업측은 내다보고 있다. 최소 50% 이상인 잔금은 인도 시점에 받게 되는데 인도가 지연되면 그만큼 잔금 입금이 늦어진다. 프레드릭센은 시드릴을 살리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업계에서도 파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계약을 맺은 프런트라인과 플렉스L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드릴이 파산해도 드릴십은 20~30%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할인해서 매각하는 방법이 있다"며 "시드릴 파산이 프런트라인이나 플렉스LNG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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