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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 지역으로의 소주 수출량은 5717톤을 기록해 2013년 3592톤보다 59.1%나 증가했다. 전세계 수출 지역 중 동남아 수출 비중도 지난해 8.2%를 차지해 2013년 4.6%보다 3.6% 늘어났다. 동남아 소주 열풍의 비결은 한류와 더불어 현지 경제 성장에 따른 주류 소비력 증가, 국내 주류업체들의 수출 다변화 전략 등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동남아로 가는 한국 관광객과 교민 매출에 의지했지만 최근들어 현지인 소비자들이 확대됐다는게 국내 주류업체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주요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주류 소비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국내 주류업체들은 다양한 현지화 전략으로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국내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가 동남아 시장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해초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았다. 2011년에는 싱하맥주를 생산하는 태국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그룹'과 제휴를 맺은 한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주요 국가 공항면세점에 소주를 입점시키켰다. 이러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동남아 소주 수출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 수출액은 1320만달러(151억원)를 기록해 2011년 265만 달러(30억원)보다 6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소주업계 2위 롯데주류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일본 시장을 넘어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소주업계 3위 무학은 현재 동남아에 공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회사측은 지난해 이 지역으로의 수출액은 200만달러(29억원)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다음달에 용지 매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학 관계자는"다음달에 동남아 공장 설립 국가를 발표하겠다"며 "현재 공장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체들은 최근 5년 동안 정체된 국내 시장의 돌파구로 동남아를 적극 공략해왔다. 현지기업 제휴, 법인설립, 신제품 출시 등 국가별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영역을 확대해 왔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제 성장률과 주류 소비가 높은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가 전략 국가로 선택되고 있다. 지난해 이들 국가로의 소주 수출량은 29만3000상자로 전년보다 27% 성장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이들 국가들을 소주 세계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선택했다. 우선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협찬을 진행하고 한국형 프랜차이즈 주점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 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 마닐라 시내 점포에서 참이슬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태국에서는 분럿그룹과 소주 수출·유통계약을 체결한 후 시음회와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브랜드 '참이슬'과 '진로24' 등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DFS면세점에 증류소주인 '오츠(乙)'와 '참이슬'을 입점시켰다. 창이 국제공항은 연간 약 5200만 명이 이용하는 허브공항으로 세계 면세 매출액 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 두바이 공항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는 2015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공항 면세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한류 열풍이 부는 동남아 시장이 가장 역동적인 주류 소비 지역"이라며 "이 지역을 시작으로 아시아 전체와 미주, 유럽으로 한국 소주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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