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암흑물질 연구에 새 실마리 발견

국내 연구진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암흑세계' 입자와 '표준모형' 속 입자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포털'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로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액시온 검출에 한단계 다가서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순수물리이론연구단 연구진은 암흑물질 후보입자인 '액시온'과 가상입자인 '암흑광자'를 연결하는 포털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간이 눈으로 확인한 물질은 전체 우주의 4.5%에 불과하다. 눈에 보이는 세계는 광자, 전자 등 서로 다른 17개의 기본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표준모형'이다. 표준모형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나머지 영역을 암흑세계, 또는 '숨겨진 영역'이라고 부른다. 암흑물질(27%)과 암흑에너지(68%)가 대표적이다. 이중 암흑물질 후보로는 액시온을 비롯해 중성미자, 윔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암흑세계의 입자들은 자신들끼리만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입자를 직접 탐색하거나 연구하기가 힘들다. 물리학자들은 '포털'이라는 개념으로 암흑세계의 입자들을 탐색한다. 포털은 암흑세계의 입자들을 표준모형 속 입자와 연결하는 소통 통로와 같다. 포털은 암흑세계의 입자와 표준모형 입자가 약하게나마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준다.
기존 연구에서 액시온 포털은 무거운 '쿼크(물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입자 중 하나)'가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쿼크는 암흑세계와 표준모형을 잇는 매개입자다. 연구진은 무거운 쿼크가 암흑전하(암흑세계의 전하)를 가질 수 있다는 성질을 부여해 액시온이 암흑광자와 상호작요잉 가능한지를 연구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포털을 적용하면 '액시온·광자·암흑광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만들어지면서 암흑광자를 통해 액시온을 검출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이혜성 IBS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독립적으로 연구되던 액시온 연구와 암흑광자 연구, 두 분야를 잇는 유의미한 연결고리를 최초로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액시온 실험 관측 범위를 넓혀 액시온 검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0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