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온라인 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중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쿠팡·위메프·티몬은 지난해에도 적자 폭을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 2015년 기준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쿠팡은 올해 누적 기준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5년 기준 위메프의 적자 규모는 1424억원, 티몬은 1419억원이다. 올해에도 적자 규모는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영업적자 지적에 쿠팡이 내세우는 것은 '계획된 적자'다. 당장의 흑자전환에 연연하지 않고 물류와 배송에 투자를 지속해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의 이같은 결단에 따라 쿠팡의 매출은 최근 3년 동안 5배 넘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물건을 사입한 뒤 직접 배송해주는 서비스인 '로켓배송'으로 물류혁신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은 쿠팡이 다음으로 주목하는 것은 오픈마켓이다. 지난달 소셜커머스 사업 종료를 선언한 쿠팡은 이커머스 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해 직매입 서비스와 오픈마켓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 지난해 5월 선보인 오픈마켓 방식의 아이템마켓은 등록 업체가 별도의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아이템 위너'로 선정되면 대표 상품 페이지에 노출돼 실시간 평가가 긍정적일 경우 매출이 늘어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같은 오픈마켓은 상품 판매 중개만 할 뿐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피할 수 있어 MD(상품 기획자) 운영과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른 여유 인력과 비용은 쿠팡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직매입 서비스에 투입된다. 매출 비중이 채 0.2%도 되지 않던 지역 공동구매를 이어가기 보다는 직매입과 오픈마켓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돈 되는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위메프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한 이후 기본에 충실하겠다며 가격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조직개편에서 위탁사업본부, 직매입사업본부, 플랫폼사업본부 등 3개 사업본부 내 기존 마케팅, 인사, 법무 같은 스탭 부서를 이관했고 회사 차원에서 지원이 필수적인 곳은 '실'로 승격하는 대대적인 개편이었다.
위메프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조직개편 이후에도 세부적인 조직개편은 매월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위탁사업본부가 상품사업본부로 바뀌면서 판매 중개 업무에도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상품사업본부 내 디지털·가전 같은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소형가전, 대행가전, PC, 디지털 식으로 세분화하고 직매입사업본부는 전략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해 자체배송 서비스인 원더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마트직매입사업부다. 최근 이마트와의 전면전을 선포할 정도로 가격 경쟁에 열을 올리는 위메프는 이 부서의 주도 아래 기저귀와 분유 등 생필품 중심의 실시간 최저가 정책에 나서고 있다. 4·4데이 같이 매월 특정 날짜에 대규모 할인 정책을 펼치는 데이 마케팅으로 매월 최고 일 매출을 경신하는 것도 이같은 최저가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결국 온라인 커머스의 최대 장점인 가격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라며 "여기에 자체배송 서비스인 원더배송으로 편의성도 높이는 식의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은 '새로운 시도'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보험, 대출, 예·적금, 투자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금융몰을 열고 220여개 금융사의 5800여개 상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출시 한 달만에 트래픽이 전월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다음달부터는 자동차 보험을 더하고, 올해 말까지 제휴사를 늘려 7000여개의 금융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판매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유명 셰프나 블로거가 출연하는 영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는 티비온 서비스나 신선식품 하루배송 서비스인 티몬프레시, 편의점 픽업 같이 서비스 확장에 나서는 추세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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