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에서 본 세월호의 훼손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인양 과정에서 부식이 빨라진 데다 곳곳이 심하게 일그러져 선체 조사와 사고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박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선체 곳곳이 쩍쩍 갈라져 있고, 겉은 심하게 부식돼 색이 하얗게 바랬습니다.
눈앞에서 바라본 세월호는 3년간 고된 해저 생활의 상흔을 그대로 안고 있습니다.
문제는 작업 과정에서 뚫어놓은 구멍들입니다.
유실 방지망이 없는 곳이 많은데다, 방지망 사이로 삐져나온 물체들도 눈에 띕니다.
"선내에서 모포가 빠져나와 있는 모습입니다. 안쪽에는 유실 방지망이 안 돼 있고 그리고 바깥쪽만 돼 있는 걸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인양 과정에서 잘려나간 선미 좌측 램프 쪽에도 커다란 구멍이 뚫렸지만, 이곳에도 유실 방지망은 없었습니다.
구멍 사이로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와 굴착기가 찌그러진 채 위태롭게 걸려 있습니다.
현재 차량과 굴착기는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 과정에서 제거됐습니다.
좌측과 후미 객실 부분 상태는 더욱 처참합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해저에 부딪친 충격으로, 철골 난간과 구조물이 찢기고 뭉개져 층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해저 바닥에 눕혀져 있던 좌측은 확인이 어렵습니다. 접근 자체가 힘들고요."
반잠수선 갑판 위에는 세월호에서 흘러내린 펄이 무릎 높이까지 쌓여 있습니다.
이렇게 흘러나온 펄만 1천 톤가량으로 유해 등이 펄에 섞여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유실 방지망 설치 미비와 예상보다 심각한 선체 파손으로 유해 발굴과 선체 조사 작업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