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NS홈쇼핑 냉동식품 배송 |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 도착하자 마자 그의 휴대전화에서 '딩동' 하는 알림음과 함께 문자메시지가 떴다. 절묘한 타이밍 덕분에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조용히 고객에게 택배를 전달할 수 있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월부터 NS홈쇼핑의 고객 요청사항을 메시지로 발송하는 기능을 택배기사 업무용 앱에 추가했다. 매시지를 통해 택배를 받을 장소나 배달희망 시간 등 소비자들이 요청하는 사항들을 전달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오전에 당일 배송할 택배상자들의 운송장 바코드를 순서대로 스캔하는데 이 때 배달 예정시간을 지정하면 도착 시간에 즈음해 전산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문자메시지를 택배기사의 스마트폰으로 발송하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 NS홈쇼핑과 소비자 희망사항, 개선사항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택배기사 업무용 앱의 푸시 메시지 기능을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택배기사들도 일일이 택배상자에 붙은 운송장의 고객요청사항을 찾아읽을 필요가 없어져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택배사들이 좀 더 빠르고 섬세한 배송 서비스를 위해 고객사와 파트너사 등과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 자체적인 서비스 개선 활동과 동시에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모바일 스타트업 물류회사 고고밴과 제휴해 국내 물류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택배예약, 배송조회, 반품서비스와 함께 퀵·화물운송 서비스를 하나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고고밴은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화물 운송시장의 우버로 통한다.
한진택배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와 손잡고 진에어 홈페이지 내 택배 예약, 진에어 회원대상 최대 4000원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택배, 공항택배, 골프택배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NS홈쇼핑과 협업으로 제주도 배송방식을 개선했다. 기존에는 카훼리 등 선박을 이용해 제주도에 상품을 입도시킨 뒤 택배배송을 하면 통상 2~3일 정도 걸렸다. 종종 선박 정기점검시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NS홈쇼핑은 택배사인 CJ대한통운과 함께 협의해 대전물류센터-청주공항-제주공항을 통하는 새로운 상품 배송 경로를 고안해냈다. 항공료는 NS홈쇼핑이 일부를 부담하고, CJ대한통운은 택배차 10대로 전담 배송팀을 꾸렸다. CJ대한통운 제주지점 직원들이 전단지 부착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친 결과, 제주도 익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여 만에 전체 주문량은 2배로 늘었다. 특히 냉동냉장식품은 주문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
단시간내에 배송을 희망하는 고객을 위해 스타트업과 손잡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정보통신(IT) 기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라스트마일 맞춤배송 계약'을 체결했다.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상품을 주문한 서울지역 고객은 출고 후 3~4시간 내에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주문 당일 오후 10시까지 받아볼 수 있는 당일배송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전국 지역 소상공인들과 손잡고 입점수수료 없이 택배앱을 통해 전통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 앱에서 앱인앱(App in app) 형태로 운영되는 '별미여행'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생산한 특산식품을 전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한다. 현재 별미여행에는 지역별미
택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변화 속도 역시 빨라 외부 업체와 협업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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