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미세먼지 측정 통계정보 최종 확정자료 가운데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측정 자료 1년 6개월치(2015년1월~2016년6월)를 실제측정치의 10분의 1 수준도 못 미치는 수치로 잘못 기재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백령도의 경우 중국에서 한반도로 건너오는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핵심지역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에 따른 정책 오판은 물론 기본적인 진단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공식 대기오염 공개 서비스인 에어코리아 서비스를 운영중인 한국환경공단은 2015년1월부터 2016년6월까지 1년 6개월치 백령도 초미세먼지(PM-2.5) '측정소 확정자료'를 실제보다 10분의 1이상 낮게 올렸다가 최근 오류가 판명돼 황급히 수정했다. 측정소 확정자료는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미세먼지 오염도를 6개월의 보정작업을 거쳐 홈페이지에 최종 확정으로 올리는 자료로 각종 정책의 근간이 될 수 있다.
실제 백령도의 측정소 확정자료는 2015년3월31일 PM-2.5 실측치가 19였던 반면 측정소 확정자료는 1로, 2016년 6월30일 실측치가 6이었던 반면 측정소 확정자료는 0으로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에 업로드됐다.
백령도는 공장, 자동차 등 국내 오염원에 의한 미세먼지 배출원인이 적은 반면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서쪽끝에서 처음으로 맞닦뜨리는 곳이어서 중국 미세먼지의 한국 영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중요한 측정소다. 잘못된 확정수치를 근거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중국의 영향이 적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정책의 근간이 되는 통계수치가 뿌리부터 흔들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그동안 미세먼지 대책을 세우면서 중국 등 해외요인은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만 그친 채 자동차, 공장, 사업장 등 국내 오염원 감축계획만 수립해왔다. 이같은 정책 판단의 근거가 엉터리 백령도 미세먼지 수치를 기반으로 '과소계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같은 미세먼지 기초통계 실수가 백령도에서만 벌어진 일인지 다른 측정소에서도 유사한 오류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5일 백령도 측정값을 한국환경공단의 '대기오염 공개 홈페이지'로 전송하는 과정에서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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