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미에서 현대·기아자동차 147만여대가 엔진 결함으로 리콜될 전망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 판매 급감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차그룹에 또다시 돌발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7일 국토교통부는 국내에서 판매된 현대차 그랜저(HG), 소나타(YF)와 기아차 K7(VG), K5(TF), 스포티지(SL) 등 5개 차종 17만 1348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현대·기아차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한 세타2엔진 장착 차량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 엔진을 장착한 일부 모델에서 엔진 소착 현상이 발생해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착 현상은 엔진의 마찰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열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금속 물질이 용접한 것처럼 녹아 베어링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교체할 엔진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 오는 5월 22일부터 리콜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별도로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세타2엔진이 들어간 차량 130만여대에 대해 리콜을 신고한 상태다. 차종은 쏘나타(YFa), 싼타페(AN), K5(QF), 쏘렌토(XMa), 스포티지(SL) 5개다. 현대차 측은 "크랭크 샤프트 핀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130만여대를 신고했다"며 "북미시장 리콜 시기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5년 9월에도 미국에서 세타2엔진을 장착한 2011∼2012년식 쏘나타(YF) 약 47만대를 리콜했고
이번 리콜은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 결함으로 인한 것이어서 제품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차에게 가장 중요한 한국, 북미, 중국 시장에서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제윤 기자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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