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우리 회사 연구실'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어디에서 나올 지 모르는 시대입니다. 글로벌 혁신 신약이 서울 어느 병원의 연구실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전세계를 상대로 개방하고 협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조셉 카마르도 세엘진 수석 부사장은 11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 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 2017(KPAC 2017)'에서 제약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좋은 신약 후보물질을 가진 파트너를 찾고 적극 협업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을 말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주요 성장 전략중 하나로, 국내 제약사들도 최근 2~3년간 바이오 스타트업·연구소 등과 적극 협업에 나서고 있다. 카마르도 수석 부사장은 "세종대왕이 의학서적을 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00개의 치료법을 담았다고 하던데 지금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인류에 보탬이 될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로버트 어반 J&J 이노베이션 글로벌 총괄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주는 기회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130년 역사의 J&J에게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열망이 있다"면서 "이는 내부역량만으로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난 4년간 4개 이노베이션 센터를 만들고 235건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J&J는 J랩스라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100여 개 스타트업을 지원했으며, 될성부른 회사에는 벤처캐피털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어반 대표는 "내년 이맘때 뉴욕에도 J랩을 열고, 올해안에 한국에서도 혁신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단 하나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가 만드는 신약이 환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십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KPAC 2017이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의 필수요소로 꼽히는 개방형 혁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글로벌 R&D 전략과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과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의약품 시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산업으로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제약산업이 R&D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제약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동주최자인 김옥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회장도 "정부, 연구소, 벤처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제약바이오 생태계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고민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만드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이번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제약기업 고위 임원들을 비롯해 바이오벤처기업, 정부기관, 연구기관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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