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국세수입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조6000억원 더 늘면서 정부의 '세수 호황'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의 누적 국세수입은 4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목별로 보면 부가가치세는 14조9000억원, 소득세 15조1000억원이 들어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조2000억원이 늘었다.
올들어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덩달아 원자재 수입이 증가한 게 부가세 수입 증가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수입이 늘어나게 되면 수입 시점에 부가세를 매기게 돼 있어 그만큼 부가세 수입으 증가한다. 연초 이후 우리나라의 수입은 전년 대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소득세는 지난 1월에만 상용근로자가 전년 동월 대비 2% 늘어나는 등 취업자 수의 증가가 일부 영향을 줬다. 작년 11월에 발생한 태풍·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3개월 유예했던 일부 개인사업자들의 소득세가 추가 납부된 것도 전체 소득세 실적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국세청이 2015년부터 도입한 부가세·종합소득세의 사전 성실신고 지원도 세수 증대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세청은 새로 도입한 전산시스템 '엔티스(NTIS)'의 향상된 분석기능을 활용해 부가세 등을 신고하기 전에 납세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고 탈세 유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2월까지의 세수진도율도 19.1%로1년 전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세수진도율이란 정부 목표 대비 실제 거둬들인 세금의 비율을 뜻한다. 2월까지 세수 실적으로 볼때 올해초엔 작년보다 세금이 빠르게, 착실히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월별로 보면 2월 세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00억원 감소한 1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에 있었던 까닭에 당초 환급해줘야 할 부가세가 2월로 이월되면서 2월 세수를 줄였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 조기 집행을 통해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재정 수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면밀히 하면서 안정적으로 세입 기반을 확보하는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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