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입점해요"…상가분양에 미끼된 커피숍·편의점

↑ 스타벅스 등 유명 커피숍 브랜드 로고를 도용한 상가 분양 광고의 한 사례

수익형 부동산 붐을 타고 상가 투자에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허위·과장광고로 인해 속앓이를 하는 업체들이 있다. 상가 투자와는 무관한 커피숍과 편의점, 드러그스토어 등이다, 이들 업체의 유명세를 내세워 시행사 측에서 투자 광고에 나서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부동산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도시에서 상가 분양 흥행을 위한 키 테넌트(핵심 점포)로 스타벅스, 엔제리너스커피, CU, 올리브영 등이 꼽히고 있다. 키 테넌트란 탁월한 집객효과로 상가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점포를 말한다. 상가의 최고 경쟁력은 입지인데, 이 부분이 약점인 일부 신규 상가에서 키 테넌트를 내세워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것.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일례로 스타벅스는 상가에 일단 입점하면 유동인구가 확 늘면서 인근 상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라며 "오죽하면 '스세권'이란 말이 생겨났겠냐"고 말했다.
여기서 스세권이란 스타벅스와 역세권의 합성어를 말한다. 카페에서 매일 한두잔씩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늘면서 그만큼 스타벅스가 집 주변에 있는지가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아직 입점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아예 입점 계획조차 없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상호명이나 브랜드 로고가 상가 분양 광고에 도용되는 경우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지만 상표권 등을 침해당한 업체로서는 전국의 모든 상가 분양 광고를 확인하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법무팀에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는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분양 광고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려워 관련 신고를 받으면 시행사 측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위·과장광고에 대해 사후 발견시 그제서야 해당 광고를 내리거나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기 위한 꼼수도 있어 업체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한다. 가령 키 테넌트 업체의 상호명 한 두글자를 바꾸는 식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상호명이나 로고를 일부 변경한 경우가 참 애매하다"며 "일반 소비자들이나 투자자들에겐 누가봐도 같은 편의점처럼 보이지만 정작 법적으로 문제삼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러한 점을 악용해 계속 브랜드 도용을 일삼아 업체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 보상은 받기 쉽지 않다. 때문에 "키 테넌트가 입점하면 유동인구가 확보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분양을 받아서는 안 된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신규 분양을 진행 중인 한 시행사 대표는 "실제 해당 키 테넌트 업종이 들어오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려면 시행사에 계약서를 보여달라거나 해당 업종의 본사에 직접 확인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