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울시, 현대車 한전대지 공공기여 2336억원 부당면제"

감사원이 서울시의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대지 개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세우고 GBC 주변에 호텔·업무시설, 공연장 등을 만들 계획이다.
25일 감사원이 발표한 서울시 기관운영감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호텔 등 현대자동차 소유 시설 건설이 공공기여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업무처리 지침'을 적용했다. 감사원은 이 지침이 상위 규정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맞지 않아 사실상 현대차그룹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사업자가 기반시설의 부지 및 시설설치의 소유권을 공공으로 이전하는 경우에만 공공기여로 인정해 용적률 상향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현대차 소유의 공연장·호텔 등도 공공기여로 인정하고 용적률을 250%에서 800%로 높여줬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이행해야 할 공공기여분 1조9827억원 가운데 2336억원 만큼 면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전략용도라는 것이 명기되지 않아 공공기여에 대한 개념 차이 때문에 감사원이 오해한 것"이라며 "감사원과 잘 조율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지침이나 계정명을 조금 바꾸는 안을 검토하겠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돈을 더 내거나 사업이 지연되지는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서울시와 감사원이 조율할 사항"이라며 공식 답변을 내지 않았다.
[우제윤 기자 /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