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환자는 정신질환에도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원정 교수는 14일 건강보험공단이 개최한 '비만 예방 정책 세미나'에서 "고도비만은 우울감과 스트레스 모두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년)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는 여성이 65.6%로 남성(34.4%)보다 많았다.
스트레스 지수는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만의 경우 2.16으로 정상(2.15)과 비슷했지만, 고도비만은 2.41로 크게 차이났다.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도 16.4%로 정상(9.9%)이나 비만(10.6%)보다 많이 높았다.
2012∼2013년 자료에서는 여성 고도비만 환자 28.5%가 정신질환을 함께 가진 것으로 나타나, 남성 고도비만 환자의 정신질환 환자 비율(11%)보다 세 배 가까이 많았다.
불안장애가 4.4%로 빈도가 가장 높았고, 알코올 사용장애가 3.2%로 뒤를 이었다. 기분장애, 불면증, 니코틴 장애 등도 점차 느는 추세다.
최 교수는 "비만이 우울증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우울증도 비만 발생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만도가 높을수록 우울증도 심했다"고 말했다.
폭식장애를 진단받고 비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약물이나 알코올을 남용하는 사람들과 유사한 '중독 취약성 성격'을 보였다.
비만은 수면장애와도 연관성이 높다. 수면이 충분하지 않을 때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은 증가하는 반면 포만감은 감소해 체중증가에 영향을 끼친다.
고도비만 환자는 강박적 성격을 포함한 불안한 성격을 보이고 대인관계에도 미숙해 충동
최 교수는 "건강검진을 할 때 비만에 해당하는 사람한테는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 수면장애 등에 대한 추가 설문을 할 필요가 있다"며 "비만 관리 사업에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교육도 병행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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