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계 지각 변동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컨소시엄 참여 회사 중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는 D램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낸드플래시로 확장하는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를 보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의 일종이다. 최근 IT기기에 고해상도 사진 촬영과 동영상 저장이 일상화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한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이번 인수전 최악의 시나리오는 새로운 경쟁 업체 등장이었다. 특히 대만 훙하이가 애플과 함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SK하이닉스는 주요 거래선마저 빼앗기는 상황을 맞이 할 수 있었다. 미국 브로드컴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역시 좋은 그림은 아니었다. 반도체 사업 경험이 있는 새로운 경쟁자가 도시바의 기술력을 등에 업고 시장에 입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선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면서 치킨게임의 승자의 자리에 올라있지만 낸드 분야에선 아직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36.7%) 외에 도시바가 17.2%로 그 뒤를 이었고, 도시바와 합작사인 웨스턴디지털이 15.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1.4%로 4위지만 미국 마이크론(11.4%), 인텔(7.4%)과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결국 새로운 경쟁자가 나와 치킨게임이 가속화되는 것을 방지했다는 데 우선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잘 계산해 일본계 자금이 나머지 지분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자금 부담을 최소화한 전략적인 한 수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융자 방식으로 3000억엔 정도를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6조원 이상 투자를 진행한 SK하이닉스의 재무 건전성으로 볼 때 크게 부담될 게 없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3D낸드 등 심화되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바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힘을 합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STT-M램(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기술 개발을 2011년부터 도시바와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자성 변화에 따른 특성을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에는 차세대 노광기술인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기술에 대한 공동개발 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도장을 찍듯 웨이퍼에 나노 크기의 패턴을 그리는 설비다. 이같은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 대한 협력은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당장 선발업체들의 특허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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