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선호하는 활동시간에 따라 아침형, 중간형, 저녁형으로 나뉘는데, 이를 크로노타입(Chronotype) 이라고 한다. 즉,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 아침형으로 분류되며 반대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 저녁형으로 분류된다. 세 가지 타입 중 아침형과 저녁형 사이에 해당하는 중간형이 가장 많고, 아침형이 가장 적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크로노타입은 개인의 고유한 특성으로 상황에 의해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차 아침형 경향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연구된 바에 의하면 저녁형 크로노타입을 가진 경우 통상적인 사회적 리듬과의 불일치로 인해 아침형 크로노타입 보유자보다 수면의 질이 불량하고, 우울과 불안 등 정서적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삶의 질이 낮고 알코올과 담배 사용 등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저녁형 크로노타입'이 실제 개인의 신체 피로, 우울, 불안, 그리고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회복 탄력성'이 이러한 인자들에 미치는 영향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회복 탄력성은 최근 정신의학부터 심리학, 교육학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으로 부정적이거나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는 개인의 역량을 의미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 윤인영 교수와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준 교수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 직원 1,794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 주간 졸림증, 신체 피로, 우울, 불안 그리고 삶의 질을 평가하고 크로노타입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저녁형 크로노타입이 수면의 질에는 상당한 수준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밖의 신체 피로, 우울, 불안 그리고 삶의 질에는 회복 탄력성의 영향이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다.
윤인영 교수는 "보통 '올빼미형 인간'으로 불리는 저녁형 인간인 경우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줄 수 있는 피로나 우울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의 경우 저녁형 크로노타입 보유자라도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어 "즉각적인 변화가 어려운 크로노타입과 달리 회복 탄력성은 환경과 생활 습관, 다양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 등에 의해 향상될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