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작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은 4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신세계에서 발표한 내용과 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기본적으로 가맹점 수를 늘려나가되 창업 지원은 물론 수익 공유까지 가맹점주를 위한 지원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파격적일지 모르나 위드미가 업계 후발주자로서 처한 어려움에 이같은 막대한 비용을 고려하면 당분간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은 적자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내 점포수 2000개 돌파 하지만 함께 늘어난 적자
신세계는 그 동안 위드미의 외형을 키우는데 공을 들여왔다. 2013년말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한 당시 전국 87개에 불과했던 점포수는 현재 2168개에 이른다. 최단기간 내 2000호점을 돌파한 성과라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이같은 공격적 출점 전략에 힘입어 위드미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301억6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540억4000만원 대비 무려 140.9%가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127억3000만원으로 전년동기(85억6900만원) 대비 48.6% 악화됐다. 초기 투자 비용 탓이라고는 하지만 수익성이 영 기대에 못 미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드미의 영업손실은 2014년 139억6100만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5년 262억600만원, 2016년 350억3000만원으로 누적적자 규모만 9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통상 편의점 업계에선 점포수 1000개점이 손익분기점에 해당한다. 하지만 CU, GS25 등 2강 구도업계에서 후발주자인 위드미는 브랜드 파워가 약한데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 부족해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성영 위드미 대표는 위드미가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점으로 점포수 5000개를 도달했을 때라고 내다봤다.
◆편의점 외형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선회한 신세계…효과는
이날 신세계그룹은 편의점 브랜드인 '위드미'를 'emart24'로 교체한다고 발표하며 편의점 시장의 후발 주자가 아닌 새로운 시장 질서와 규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업태의 판을 바꾸기 위해 들고 나온 핵심 전략은 '프리미엄'과 '공유'.
emart24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편의점은 문화와 생활공간이 결합된 미래형 점포를 말한다. 꼭 점포 형태 뿐 아니라 상품, 서비스를 차별화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는 게 신세계그룹 측의 설명이다.
테스트성으로 문을 연 신세계스타필드 코엑스몰, 충무로, 예술의 전당 점포 등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편의점이다. 신세계는 앞으로 문을 여는 모든 점포는 프리미엄 편의점이 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점포를 열려면 초기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결국 프리미엄 점포 확대로 인한 본사의 비용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프리미엄 점포 창업은 가맹점주 희망에 따라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철저한 본사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전적으로 본사가 책임지게 되는 구조다.
이날 발표한 '페이백 제도'도 본사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키운다.
위드미는 기존에 내세운 가맹점주와의 상생 핵심 전략인 3無(24시간 영업, 로열티, 영업 위약금 無) 정책에 이어 본사와 가맹점주과 직접 수익을 나누는 성과 공유형 편의점을 도입한다. 이른바 페이백 제도로, 점포 상품 발주 대금의 1%를 가맹점주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파격적이지만, 본사에선 그만큼의 수익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경영주들의 창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오픈 검증 제도' 역시 실패없는 창업 기회 부여를 위해 일정기간 본사가 직접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위드미의 수익성 에는 좋을 리 없다.
이같은 우려에도 신세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위드미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마트위드미를 emart24로 리브랜딩하게 됐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 축으
같은 맥락에서 신세계그룹 한 관계자는 "미래의 성장 동력 관점에서 봤을 때 편의점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라며 "후발주자로 당분간 일부 '수업료'가 들어갈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질적 성장을 이뤄 지속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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