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기업들 피해 보상 어떻게 하고 있나

문재인 대통령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만남으로 관련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배상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분명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정부 판정 등을 이유로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피해자와 유족들은 주장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 및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또는 유통, 판매한 기업 15곳중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하고 있는 기업은 옥시레킷벤키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단 세 곳 뿐이다. 세 곳 모두 정부에서 1·2단계(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피해 가능성 거의 확실 또는 가능성 높음) 판정을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개별 배상을 하고 있다.
옥시는 7월 말 기준 피해자 183명 중 182명이 배상 신청을 완료했고, 배상 합의를 거쳐 배상액이 지급 완료된 이들은 총 162명이다. 옥시 측은 "같은 등급이더라도 소송에 따른 변호사선임 비용이나 간병비용 등 고려해야할 사안들이 있어 아직 배상 완료 100%를 달성하진 못했다"며 "하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배상 합의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시가 공개한 배상안에 따르면 성인 피해자에게 최대 3억5000만∼5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고 사망·중상에 이른 영유아·어린이는 총 10억원을 준다.
가습기 살균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배상 규모나 액수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롯데마트의 경우 현재까지 배상 신청을 한 48명 모두에 대해 배상을 완료했으며, 홈플러스는 배상 신청을 한 35명에 대해 따로 배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1·2단계 판정을 받은 피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배상을 진행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하고 PHMG와 CMIT/MIT 등의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이나 판매처인 애경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기업들은 PHMG를 사용한 옥시와 달리 CMIT/MIT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했고, 이 성분이 정부에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감시센터 측은 "CMIT/MIT의 동물실험에서 비염 발병이 확인되고 실제 해당 기업이 판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1·2단계 판정을 받은 피해자가 있지만 대책 마련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나서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한 만큼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부터 다시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