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혼자서 식사하거나 술 마시는 이른바 '혼밥·혼술'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이는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 TV 드라마에나 나오는 우아한 혼밥·혼술이 아니라 간단하게 한 끼 때우거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함일 때가 많아서다.
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비해 식사를 대충하는 경우가 많고, 식사 속도가 빠르고 영양 불균형이 많아 비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현실 세계의 혼밥 메뉴는 건강과 거리가 멀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즉석식품, 라면 등 간편식이 대부분이다. 간편식은 탄수화물·지방 함량이 높고 인공조미료가 많이 첨가돼 있다. 의료계는 이 같은 식사를 반복하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메뉴에 상관없이 혼자 식사하는 행동 자체만으로도 비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으면 음식을 먹는 속도가 빨라져 과식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TV 등으로 영상을 보면서 식사하는 습관도 과식을 유발한다. 영상에 집중하느라 자신이 얼마나 먹었는지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않아 위장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식사할 때는 TV나 스마트폰을 보지 말고 식사에만 집중하라고 의료계는 조언한다. 식사는 20분 이상에 걸쳐 천천히 하는 게 좋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음식을 먹고 20분 뒤에 분비되기 때문이다.
혼술도 혼밥과 비슷한 방식으로 과음할 가능성을 높인다. 다른 사람과 함께 술을 마실 때는 목적이 친목 도모일 때가 많지만 혼술은 술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알코올 의존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의료계는 경고한다. 실제 친한 친구와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9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음은 과식보다 건강을 더 많이 해친다. 특히 꾸준히 술을 마시는 것은 뇌를 상하게 할 수 있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사람의 머릿속에선 매일 같은 양의 뇌척수액이 생기고 분해되는데 과음은 뇌척수액이 분해되는 걸 막는다며 장기간 꾸준히 술을 마시면 늘어난 뇌척수액이 물주머니를 형성하며 뇌를 짓누른다고 말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혼술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어쩔 수 없다면 술 마시는 양을 미리 정해두는 게 안전하다. 남성은 소주 반병, 여성은 4분의1 병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술 마시는 횟수도 일주일에 3회를 넘기지 않는 게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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