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7시56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신촌) 본관 3층 건물 우측 5번 게이트 천장에서 불이 났지만 신속하고 차분한 대처로 인명피해없이 약 2시간 만인 9시 59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4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원(국과수)에서 화재 원인을 감식하기 위해 화재현장만 통제하고 있을 뿐 병동 및 응급실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또한 연기냄새가 현재 건물 2~5층에 미세하게 남아있지만 외래진료와 수술이 본격 시작되는 5일(월요일)부터 병원업무가 차질없이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화재 당시 연기를 마셔 다른 병동으로 이송됐던 8명도 원래 병동으로 복귀했고, 자의적으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갔던 어지럼증 및 중증환자 2명도 세브란스병원으로 되돌아왔다. 불이 나자 병원내 지하 3층~지상 7층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 직원 등 300여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119구조대도 100여명을 대피하도록 유도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전기합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세브란스병원 측의 신속하고 차분한 대응이 지난달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과 같은 화재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세브란스병원은 화재 발생 직후 신속히 신고를 했고 소방설비 작동과 환자 대피 등도 빠르게 이뤄졌다. 그러나 밀양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등 설비가 미비했으며, 심지어 화재 당일 신고가 늦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밀양 세종병원에서 응급실로 연기가 들어온 시각은 오전 7시 25분이었으나 최초 신고 시각은 오전 7시 32분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불이 나자마자 소방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하고, 평소 숙지한 화재관리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다"며 "스프링클러도 바로 작동됐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따르면 본관 3층에는 입원실은 없으나 푸드코트 등 시설이 있어 외래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와 직원들이 있었다. 병원은 이들을 대피시키고 원내 방송을 통해 화재 발생과 진압 상황을 알렸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뿐 아니라 연기확산 여부를 살피면서 일부 입원 환자들을 대피하도록 도왔다. 계단을 못 오르는 환자는 소방관 등이 업어서 피신시키는 등 신속하게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 있었다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상황을 적
발화 원인은 유사했지만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참극이 됐고 세브란스병원 화재는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차이는 병원이 신속하고 침착하게 대응했는지 여부와 안전설비의 유무였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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