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언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CNN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을 대상으로 '가짜뉴스'라고 공격하며 트위터 정치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가장 많은 '쓰레기 뉴스'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여전히 가짜뉴스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터넷연구소 연구진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트위터와 페이스북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광범위하게 쓰레기 뉴스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들이 공유한 쓰레기 뉴스의 양은 이외의 모든 정치 그룹이 공유한 쓰레기 뉴스의 양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쓰레기 뉴스를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를 속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트리려는 목적으로 게재된 다양한 '소스(source)'로 정의했다. 가짜뉴스를 비롯해 음모론, 잘못된 댓글 등이 모두 포함된다.
연구진은 지난 18개월 동안 인터넷 상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91개의 '프로파간다' 사이트를 찾아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연초 연설(연두교서)을 앞두고 쓰레기 뉴스를 게재하거나 공유하는 1만 3477개의 트위터 아이디와 4만7719개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분류했다. 이 아이디와 페이지는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트럼프 지지자, 보수 언론 지지자, 진보 지지자, 자유주의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 등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연구진은 이같은 분류를 위해 기계학습을 거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 쓰레기 뉴스 배포는 이데올로기에 따라 불균등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위터 상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가장 많은 양의 쓰레기 뉴스를 공유하고 있었고 그 뒤를 근소한 차이로 보수적인 미디어 그룹이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에서는 극우 페이지 그룹이 다른 모든 정치 그룹보다 많은 양의 쓰레기 뉴스를 공유했다. 연구진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유한 쓰레기 뉴스는 전체 쓰레기 뉴스의 96%를 차지했다"며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은 쓰레기 뉴스 트래픽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극우 페이지가 공유한 쓰레기 뉴스는 전체 쓰레기 뉴스의 91%에 달했다.
연구를 이끈 필 하워드 옥스퍼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