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보여 주는 연구2건이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열린 미국 치과연구학회(AADR·American Association for Dental Research) 연례학술회의에서 나란히 발표됐다. 일반 담배 흡연으로 생기는 '누런 이빨'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쥐 실험에서 두개안면부 기형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미국치과연구학회에 따르면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는 24일(현지시간) AADR 연례학술회의에서 전자담배에 따른 치아 변색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며 비교 실험 결과를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BAT 자체 연구에 따르면 일반담배 연기에 2주간 연속으로 노출된 치아는 매우 급속히 심한 변색을 겪었으나, 이 회사의 액상 전자담배 '바이프'나 가열식 전자담배 '글로' 에서 나오는 증기에 노출된 경우는 노출시키지 않은 경우와 거의 구분이 불가능했다. 흡연자들의 치아가 변색해서 '누런 이빨'이 되는 것은 주로 담배 연기에 포함된 타르 탓이다.
BAT는 로봇이 연기나 증기를 내뿜도록 하고 이를 필터 패드로 모은 후 용매를 이용해 고체 성분을 추출한 후 소(牛)의 치아를 이용해 변색 효과를 실험했다. 사람 치아 대신 가공된 소 치아를 써서 실험하는 것은 치약이나 구강청정제 등 구강 건강 제품을 테스트할 때 흔히 쓰이는 방법이다.
일반담배 연기의 추출물에 노출된 치아는 하루 만에 맨눈으로 봐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색깔이 달라졌으며, 14일간 실험을 이어갈수록 색깔이 짙어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액상 전자담배나 가열식 전자담배의 증기에서 나온 추출물에 노출된 치아는 거의 변색을 겪지 않았다. 액상 혹은 가열식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보다 유해성이 덜한지는 이번 실험에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학술회의에서 버지니아 카먼웰스대의 수라지 켄달람 교수는 전자담배 연기 성분에 노출된 어미 쥐가 '두개안면 기형'(craniofacial abnormalities)을 가진 새끼를 낳는다는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일반 궐련(종이로 말려 있는 담배)이 자궁 속 태아의 두개안면(머리 뼈의 앞부분과 앞면 아랫부분을 구성하는 안면 두개골) 구조에 영향을 주어 다양한 선천적 기형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으나, 전자담배의 영향은 확실히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연구진은 10주 된 암컷 쥐들의 체내에 전자담배에서 나온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을 담은 삼투펌프(삼투압 원리를 이용해 일정 농도의 약물을 일정한 속도로 공급하는 체내 장치)를 심었으며, 7일 후에 교미를 시켜 발생한 배아들의 두개안면 골격 발달을 점검했다.
그 결과 어미 쥐가 임신중에 생체내 전자담배 에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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