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방앤컴퍼니(이하 아가방)가 중국 자본에 인수 된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침체된 유아동복업계에서 중국 모기업의 후광을 받아 중국 시장 공략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게 꺾인 모양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아가방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9억3780만원으로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408억6065만원으로 전년대비 6.25% 줄었다.
2014년 11월 중국 기업에 인수 된 후 국내업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포부와 달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해마다 줄고 있다.
매출액(연결기준)을 보면 ▲2015년 1573억1730만원 ▲2015년 1502억5536만원 ▲2017년 1408억6056만원으로 하향 추세다. 영업이익의 경우 중국 기업에 인수된 직후인 2015년 1억872만원, 2016년 16억4615만원의 이익을 냈지만 2017년 4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봤다.
유아동복 업계가 저출산 추세로 침체에 빠진 영향이 크다. 실제 업계 1위인 제로투세븐 역시 지난해까지 연결기준으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유아동업체의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시장은 한계에 부딪힌 국내 시장의 돌파구로 많이 거론된다. 특히 아가방을 사들인 기업이 중국 회사이다보니 모기업의 후광을 톡톡히 누릴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서 크다.
그러나 정작 아가방이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거둔 매출 성적표를 보면 ▲2014년 95억원 ▲2015년 88억원 ▲2016년 53억원 ▲2017년 28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랑시그룹에 인수된 후 중국 등 아시아지역 매출은 3분의 1토막 나며 중국 모기업의 체면마저 구기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외 사업을 추진할 인력의 잦은 교체 등 사업의 연속성을 가지고 일할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내부 잡음마저 흘러나온다.
지난해 아가방을 퇴직한 다수의 직원들은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인사가 났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2015년 이원재 전 대표와 신상국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에서 2016년 신 대표의 독자체제 속 인사를 비롯한 조직의 변동성은 더 커졌다는 얘기다.
아가방 전직 한 직원은 "한 달에 한번씩 소규모도 아닌 대규모로 인사가 났다"며 "하루 아침에 같이 일하던 동료가 옷을 벗다보니 직원들 사이 불안함은 팽배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가지고 일할 분위기는 더더욱 아니었다"고 말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5개였던 아가방의 사업본부는 현재 백화점사업본부·국내사업본부·e비즈니스본부 및 지원본부 등 4개로 축소됐으며, 해외사업본부는 e비즈니스본부 내 사업부문으로 편입이 됐다.
직원 수 및 평균근속연수는 몇 년새 크게 줄어들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따르면 중국 기업에 인수되기 전인 2013년 244명이었던 직원은 2017년말 기준 198명으로 5
이와 관련 아가방 측은 "급변하는 소비패턴과 동시에 맞춤 경영 환경을 위해 인사 이동이 자주 나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직원수 현황은 동종업계와 비슷하며, 평균근속연수 역시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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