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보다 저체중이 정신건강에 더 위험해"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마른 사람이 비만인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가 더 떨어질 뿐 아니라 자살 시도와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도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18~74세 5905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역학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18.5 미만의 저체중군의 자살 시도 위험이 BMI 18.5~22.95인 정상 체중군에 비해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할 위험은 정상 체중군에 비해 저체중군이 1.6배, BMI 25 이상의 과체중군이 1.3배 각각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우울증, 불안, 알코올 사용 장애 등 정신과적 질환을 앓는지 여부를 보정했을 때도 통계적으로 유의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삶의 만족도를 평가한 조사에서도 저체중군에서만 위험 징후가 감지됐다. 정상 체중군과 비교했을 때 저체중군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가능성과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비율이 각각 1.7배와 1.3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저체중군의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데 대해 연구팀은 마른 체형이 성공적인 자기관리로 인식되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저체중군의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젊은 미혼 여성의 비율이 높았던 저체중군에서도 자신이 비만하다고 믿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홍진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그동안 간과됐던 저체중 성인에서의 정신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연구"라며 "한국 사회에 만연한 마른 체형에 집착하는 문화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 영문학술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