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렉서스] |
그러나 수많은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내놓은 플래그십 중 소비자에게 진정한 플래그십으로 인정받는 모델은 소수다. 그중 상당수는 또 독일 브랜드들이 보유하고 있다. 대표 모델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이다.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는 독일 브랜드가 장악한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시장에 LS로 도전장을 던졌다. 사실 렉서스의 역사는 LS와 함께 시작됐다. 렉서스의 첫 모델이 LS다. 렉서스는 지난 1989년 주요 시장인 미국 대신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LS를 가장 먼저 공개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당시 자동차 매체들은 "렉서스 LS가 고급차 업계에 악몽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렉서스는 지난해 12월 하이브리드 모델인 5세대 신형 렉서스 LS 500h를 출시했다. 이달 들어 렉서스는 가솔린 터보 모델인 LS 500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새로워진 LS는 플래그십의 고정관념이 된 품격에 얽매이지 않고 '젊어진 멋'을 추구했다.
또 차주가 뒷좌석에 편안히 앉는 '쇼퍼드리븐' 개념이 강했던 기존 세대와 달리 차주가 직접 운전하는 '오너드리븐' 개념을 강화해 '달리는 맛'도 살렸다. 앞좌석과 뒷좌석의 지향점 차이를 두드러지게 만들어 '앞뒤가 다른' 매력을 추구하면서 멋과 맛도 모두 강화한 셈이다. 4세대까지 점잖았던 외모는 강렬해지면서 더 멋스러워졌다. 쿠페와 비슷하게 낮고 역동적으로 변했다. 전장×전폭×전고는 5235×1900×1460㎜이고 휠베이스는 3125㎜다. 렉서스 시그니처인 스핀들 그릴은 더 대담해졌다. 5000여 개의 단면과 엘(L)자 모티브로 제작됐다.
그릴 내부 패턴은 안에서 밖으로 퍼져나가는 방사형으로 배치됐다.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는 날카롭다. 엘자형 주간주행등과 어우러져 쾌걸 조로의 칼자국 'Z'를 연상시킨다. 범퍼 하단 좌우 사이드 그릴은 벌집 모양 메시 형태다. 전반적으로 전면부는 젊고 강렬해졌다.
뒷모습은 스핀들 그릴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적용해 전면부와 통일감을 추구했다. 수평선을 통해 안정감 넘치는 모습을 강조했다.
↑ [사진출처=렉서스] |
스티어링 휠 뒤에 보이는 8인치 TFT LCD는 하나의 동그라미로 구성된 디지털 방식의 원 서클 미터다. 서클 미터 좌우에는 아날로그 온도·연료게이지가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양옆으로 원통형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을 배치했다. 오른쪽 다이얼은 주행 모드, 왼쪽 다이얼은 스노 모드를 담당한다.
시승차는 LS 500. 렉서스 최초로 V6 3.5ℓ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422마력, 최대토크는 61.2kg?m에 달한다. 기존 V8 4.6ℓ 엔진과 비교하면 출력은 11%, 토크는 20%가 각각 향상됐다. V8엔진 수준을 능가한다. 복합연비는 9km/ℓ다.
운전석은 안락하면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스티어링휠은 부드럽게 움직여 조작하기 편하다. 저·중속에서는 조용하고 안락하다. 요철없이 매끄러운 '실크로드'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준이다.
그러나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돌변한다. 계기판 색상이 강렬한 레드 컬러로 변경되면서 시각적으로 달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가속페달은 발의 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발에 살짝만 힘을 줘도 소리를 지르며 질주한다. 이 정도면 마력(馬力)이 아니라 마력(魔力)이다. 다이렉트 시프트 10단 자동미션은 변속이 빠르고 변속감은 부드럽다. 외모 못지않게 성능도 젊어진 셈이다.
정숙성에 일가견 있는 렉서스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정숙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두꺼운 플로어 패널 두께와 강성이 강화된 부품 간 연결 부분이 진동을 억제한다. 플로어 커버율도 기존 63%에서 90%로 높아져 정숙성에 한몫한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은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과 흡·배기음 등 소음을 상쇄시킨다.
뒷좌석은 편안하다. 항공기 1등석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는 오토만 시트를 채택해서다.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민 뒤 다리 받침대를 올리면 키가 큰 승객도 다리를 뻗을 수 있다. 시트백과 시트 쿠션 공기주머니를 팽창시켜 어깨, 허리, 허벅지 등을 안마할 수도 있다.
뒷좌석에 앉아 음악을 들을 때는 정숙성에도 웅장하고 입체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져 콘서트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퀀텀 로직 이머젼(Quantum Logic Immersion)' 기술을 적용한 2400와트 23 스피커의 마크레빈슨 오디오 시스템 덕분이다.
↑ [사진출처=렉서스] |
신형 LS 500 가격은 2륜구동 수프림이 1억2600만원, 4륜구동 럭셔리가 1억3500만원, 4륜구동 플래티넘이 1억5000만원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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