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의약품 위탁개발(CDO) 시장 진출을 선언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중견 제약사 1곳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2곳을 고객으로 유치하며 첫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최대 바이오 전시 컨퍼런스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현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3개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1월 3공장의 기계적 준공을 완료하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글로벌 1위로 올라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역 확장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DO사업의 첫 고객은 유한양행이 미국 소렌토사와 함께 설립한 이뮨온시아와 1세대 바이오벤처 제넥신에서 분사한 GI이노베이션 두 곳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견 제약사 1곳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업들에게 바이오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원천인 세포주를 개발해주고 배양과 정제, 분석 플랫폼을 만든 후 임상 1상시험에 쓸 수 있는 후보물질 생산까지 책임진다.
양은영 삼성바이오로직스 CDO사업팀장은 "사업 초기부터 생산과 공정개발을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CMO에 집중하기 위해 미뤄두고 있었다"며 "3공장 착공으로 '글로벌 1위 CMO'자리를 확고히 한 2016년부터 CDO사업 확장을 검토했고 이번에 첫 결과물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CDO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 론자가 20~30%를 점유하고 있다. 세계 CDO기업은 100곳이 넘지만 대부분 중소업체로 론자는 20년 넘게 독보적 1위를 지켜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7월 CDO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론자를 상대로 국내 특허무효 소송을 냈다. 세포주를 만들기 위해 DNA를 세포 안으로 옮겨주는 기술로, 론자는 주요 국가에 관련 특허를 출원했지만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실패했고 한국과 인도, 중국에서만 특허를 갖고 있었다. 소송은 아직 진행중으로, 이미 CMO 시장에서 한 차례 정면승부를 벌인 두 회사는 CDO 사업에서도 글로벌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CDO는 전문인력이 2년 가까이 매달려 공정을 개발해야 하고 임상시험에 사용할 소량만 생산하기 때문에 CMO에 비하면 수익이 훨씬 적다. 1위 기업인 론자도 한 해 계약하는 물량이 10개 미만일 정도로 사이클이 길고 까다롭다. 그럼에도 두 회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CMO시장 선점효과'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 1상 후보물질을 만든 후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효과를 검증하는 환자 수를 늘려 임상 2상과 3상시험을 마치고 난 후에도 대량생산까지 한 회사에 맡기게 되는 구조다. CDO사업으로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CMO 사업 전체를 밀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양 팀장은 "생산만 할 때는 글로벌 제약사들만 우리 고객이었는데, 개발을 함께 하면서 바이오의약품을 모르는 제약사나 작은 벤처들까지 잠재적 고객이 됐다"며 "우리의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국·유럽 감독당국에서 허가받은 경험 등을 활용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CDO사업에 진출하게 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동반성장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국내 바이오벤처들에게 차별화된 가격정책을 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르면 3년, 늦어도 5년안에 'CDO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 팀장은 "고객사 요청은 30건이 넘지만 아직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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