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강재 가격 인상, 고정비 부담 등 악재를 선반영하고 올해부터 부활하겠다던 조선업계가 내우외환에 빠졌다. 일감 확보는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임금·단체 협약 협상의 초반부터 노사 갈증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상선이 발주한 초대형컨테이너선 물량(선가 미정)을 포함해 올해 수주 목표 대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약 40%, 현대중공업은 약 30%의 달성률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수주 실적 증가가 빠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 조선업계는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잇따라 수주 소식을 전하며 부활 기대감을 키웠지만, 2분기 들어 수주 소식이 뜸해졌다.
그나마 현대상선이 대우조선에 2만3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7척, 삼성중공업에 2만3000TEU급 5척, 현대중공업에 1만4000TEU급 8척을 각각 발주하기로 하면서 한시름 놓은 상황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등 조선 빅3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한 선박 박람회 현장에서의 성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그리스에서 개최되는 포시도니아에서 현재까지 나온 신규 일감은 대우조선이 따낸 초대형유조선(VLCC) 2척 뿐이다. 새로 계약을 맺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은 지난 3월 계약한 수주 건의 옵션물량이다.
건당 계약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의 수주 실적도 기대 이하다. 현재 해저 유전 개발 프로젝트 5~6건 정도가 논의되고 있지만, 실제 해양플랜트 발주는 연말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다봤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저렴한 인건비로 무장한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해양플랜트 일감을 내주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주 상황이 녹록치 않은 데 더해 노사 갈등 이슈도 부상하고 있다. 최근 조선업계에서 시작된 올해 임단협 협상은 초반부터 난항 조짐이 역력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4만6746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성과급 250%+α ▲자기계발비 인상 ▲저임금 조합원 임금 조정 및 연차별 임금격차 조정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하청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안의 골자는 기본급 동결과 임금 20% 반납이다.
대우조선도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 맞서 임금 10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부터 미뤄온 3년치 임금협상을 이달부터 해야 하지만,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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