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원숭이에게 돼지의 각막을 이식해 1년 넘게 정상 기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이뤄낸 성과인데 각막 손상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시력을 잃은 사람에게도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의료진이 조심스레 각막을 손질한 뒤 원숭이의 눈에 이식합니다.
면역반응이 없도록 유전자를 제어한 돼지의 각막을 원숭이와 같이 종이 다른 동물에게 이식해도 문제가 없는지 실험한 겁니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지난해 5월 각막을 이식받은 원숭이의 시력은 1년 넘게 지난 지금도 정상 기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양창범 / 국립축산과학원장
- "강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지 않고 1년간 각막 이식 기능을 유지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례이며…."
WHO에서는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시험을 하기 전에 동물실험 단계에서 8마리에게 이식하고 이 가운데 5마리가 최소 6개월, 1마리는 12개월간 정상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 '12개월 정상기능 유지'에 성공한 만큼 각막 이식을 인체에 적용할 날도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 인터뷰 : 윤익진 /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
- "(동종 이식보다) 더 심하지 않은 면역억제 치료로 각막이 유지됐다는 것은 향후 임상시험을 적용하는데 많은 걸림돌을 제거했다고 봐야 합니다."
평균적으로 6년을 넘게 기다리는 안구 이식 대기자 2천여 명에게도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