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모바일로 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패션협회 CEO 조찬세미나'에서 '롯데백화점 전략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은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중심에서 온라인 유통 강자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0월 백화점 온라인몰 '엘롯데'를 업그레이드한 '뉴 엘롯데'를 론칭한다. 기존 엘롯데는 백화점의 이월상품을 할인판매하는 창구에 그쳤지만 뉴 엘롯데는 현재 백화점에서 팔고 있는 정상상품을 대폭 확대해 판매한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온라인에서도 실시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의 쇼핑 경험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긴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이 자체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롯데닷컴에서 엘롯데를 운영해왔지만 10월부터는 백화점이 직접 한다.
강 대표는 이날 롯데백화점의 혁신을 키워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꼽았다. 롯데백화점은 DT를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들의 쇼핑 여정을 100% 디지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40년의 역사를 가진 오프라인 유통업체이다보니 고질적으로 시대정신에 뒤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앞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DT화 시키고 모바일로 할 수 없는 것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전체 업무의 80%를 모두 리빌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강화하기 위해 입점된 브랜드를 운영하는 협력업체들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패션은 백화점 사업의 큰 축을 차지하는 요소인만큼 입점 브랜드들과의 협업이 필수다. 강 대표는 "브랜드 입장에서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의 40%가 온라인에서는 판매가 안 되고 있다"면서 "브랜드 내부 문제도 있겠지만 수용할 만한 플랫폼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이같은 협력업체들을 위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협력업체들의 상품정보 제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강 대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리테일 업체들은 상품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커머스는 상품정보가 없이는 할 수가 고 협력업체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품정보를 롯데에 제공하면 매출이 반드시 좋아진다는 확신을 주고 그것이 계량화될 때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것"이라면서 "현재 작업이 진행 중이고 향후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매장은 정리한다. 강 대표는 "한국에 있는 57개 점포를 지역별, 규모별로 세분화해본 결과 향후 성장성에 의문이 가는 점포가 많았다"면서 "구조조정할 점포를 정리하고 키워야 할 점포를 효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전에는 한 점포가 그 지역에서 상권에 맞는 고객을 상대로 점포 단위의 마케팅을 했다"면서 "앞으로는 상품 단위로 고객과 일대일 매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중국 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교두보를 만들어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지난해 3월 롯데쇼핑 대표로 선임되기 전까지 롯데백화점 중국사업부문장을 3년 간 맡았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점포 21곳, 5월 상하이 점포 50여개를 잇달아 중국 유통기업에 매각하면서 중국 진출 11년 만에 마트 사업에서 철수했다. 나머지 14개 점포에 대해서도 지역 업체와 매각을 협의 중이다.
다만 과거처럼 한국식 시각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내는 방식이 아닌 상품과 컨텐츠로 승부하겠다는 청사진을
[강다영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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