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여름 동안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강력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어 독감에 대한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건 당국에서는 독감의 본격적인 유행 전에 예방 접종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독감 백신 접종으로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되도록 가을이 지나기 전 접종을 마쳐야 한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은 "독감은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2주 정도 걸리고 효과는 6개월 정도 지속되므로 본격적인 한파가 밀려오고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를 고려했을 때 초가을인 9월부터 접종을 시작해 10월 말에서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독감을 심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데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아데노, 코로나, 리노 등 감기 바이러스가 일으키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감기는 초기에 기침, 코막힘, 콧물과 함께 미열이 동반되며 점점 증상이 심해지는 반면,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로 시작해 심한 두통, 오한 온몸의 근육통, 관절통 등이 오고 심하면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므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감기는 계절에 상관 없이 걸리지만 독감은 매년 가을부터 봄까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유행하고 전염성 또한 높기 때문에 이 시기를 대비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독감예방 백신은 매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예측한 바이러스주(株)를 대상으로 생산된다. 독감 예방 백신은 3가지의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3가 백신과 4가지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4가 백신이 있다. WHO의 예측이 모두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유형의 백신을 막아주는 예방 백신을 접종하면 독감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
이미 독감을 앓은 사람들은 면역이 생겨서 백신 접종이 필요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여러 유형이 있기 때문에 한가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서 회복되었더라도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독감을 이미 앓았다고 해도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은 독감의 발병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증상 완화, 입원율,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평소 지병이 있는 경우라면 독감 합병증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노인이나 유아 임산부 등 취약 계층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6개월이 넘은 영아부터 접종 대상이 되며, 65세 이상 고령자라면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실제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의 대다수는 65세 이상이다.
임산부는 백신 접종을 꺼릴 수도 있는데, 임산부 역시 백신 접종을 하는 걸 권장한다. 단, 임신 중이라면 임신 주수에 상관 없이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도록 만든 불활성화 백신을 맞아야 한다. 그러나 과거 백신을 접종한 뒤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거나 중증 급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에 증상이 호전되었는지를 살피고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독감 백신 접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평소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공기 중의 침방울을 통해 직접 옮기도 하지만 손이나
공용 도구 등을 매개로 옮겨지기도 한다. 특히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상태에서도 12시간 이상 활성화된 채 존재할 수 있으므로 손을 자주 씻고 손을 입이나 코 주변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독감 환자라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기침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 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닌 손수건, 휴지, 옷깃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 면역력이 약하다면 독감 유행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은 되도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은 "독감을 방치하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백신 접종으로 사전에 예방을 하고 증상이 있다면 초기에 병원을 찾아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