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최기성] |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슷한 가격대의 차는 비슷한 성능을 나타내자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조건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워라밸처럼 형이상학적 가치를 추구하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감성 여행으로 자동차가 지닌 형이상학적 가치를 만끽할 수 있는 가을이다. 화창한 날씨는 감성을 충만하게 만든다. 다른 계절보다 많은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는 '오감'을 깨운다.
오감 여행은 감성이 충만한 자동차와 떠나야 '필'이 충만해진다. 감성 자동차를 얘기할 때 이탈리아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 브랜드인 마세라티를 빼놓을 수 없다. 마세라티는 형이상학적 가치를 높이는 데 일가견이 있다. 빈틈없는 품질과 강력한 퍼포먼스와 같은 형이하학적 측면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잡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리 말과 글로는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감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마세라티는 명품 패션의 본고장 출신답게 멋과 감성을 중시한다. 기블리, 르반떼, 콰트로포르테 구매자들은 형이상학적 개념인 오감(五感)에 홀린다.
강렬한 눈빛과 요트를 닮은 매력적인 외모에 이끌려 매장을 찾았다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배기음, 명품 지갑이나 핸드백을 만지는 것처럼 촉감이 뛰어난 시트, 온몸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퍼포먼스에 반한다.
가을 감성 여행의 동반자로 지중해 낭만을 품은 마세타리 3종 세트 기블리·르반떼·콰트로포르테가 제격이다.
감성 여행을 위해서는 여행지도 중요하다. '오감 만족' 마세라티에 어울리는 감성 여행지는 강릉이다. 여름·겨울과 달리 호젓한데다 청명한 하늘, 단풍으로 물든 산, 지중해 부럽지 않게 푸르른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강릉하면 떠오르는 커피 향기도 감성을 자극한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유명한 노천카페 '카페 드 파리' 부럽지 않은 낭만도 맛볼 수 있다. 금상첨화, 강릉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서핑의 천국' 양양과 설악산을 품은 '단풍국' 속초도 있다.
감성 가득한 가을(fall)에 마세라티와 사랑에 빠지기 위해 '오감 만족 강릉 여행'을 나섰다. "fall in love".
↑ [사진=최기성] |
'가을 오감 여행'을 위해 선택한 첫 번째 시승차는 르반떼S Q4 그란스포츠.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뜻을 지닌 르반떼는 슈퍼카와 SUV의 단순한 결합(+)을 넘어 슈퍼카와 SUV의 장점을 극대화(×)한 SUV다. '슈퍼카+SUV'에서 '슈퍼카×SUV'로 진화한 셈이다.
르반떼는 5명이 탑승하고 짐도 충분히 적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뒷좌석에도 3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적개 공간은 580ℓ로 여행용 캐리어와 캠핑 용품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슈퍼 SUV인 셈이다.
SUV이지만 차체가 낮고 에어서스펜션도 갖춰 키가 작은 아이나 치마를 입은 여성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다. 주차 때나 스포츠 주행 때 차고가 낮아지는 에어서스펜션은 지상고가 최대 8.5cm까지 조절된다.
1280W 앰프와 17개 스피커로 구성된 바우어앤드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은 우렁차고 깨끗한 음질로 가을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기본 장착된 4륜구동 시스템인 Q4와 동급 SUV 중 유일하게 채택한 기계식 차동제한 장치는 울퉁불퉁한 오프로드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르반떼는 SUV답게 실용성을 추구했지만 외모는 평범하지 않다. 차체 옆에서 벨트라인 위만 본다면 다른 마세라티 모델처럼 영락없이 지중해를 항해하는 요트다. 이목구비가 뚜렷하면서도 매끄럽고 우아하다.
시승차는 3.0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430마력, 최대토크는 59.2kg.m, 최고속도는 264km/h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판매 가격은 1억5770만원~1억6590만원이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에서는 노멀, M(수동), I.C.E, 스포츠 4가지 주행모드 중 스포츠를 선택했다.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이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포효하며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퍼포먼스도 강력하다. 2톤이 넘는 거구가 괴력을 발산하며 거침없이 질주한다. 발진가속도(시속 0→100km 도달시간)는 5.2초다.
페라리 마나렐로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가솔린 엔진은 고압 직분사 시스템과 2개의 터보차저를 갖춰 반응이 빠르고 효율적이다. 2018년식 르반떼부터 장착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EPS)은 스포츠 주행 때 날카로운 핸들링을 선사한다. 덩달아 강릉 여행의 설렘도 커진다.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을 잠시 달래기 위해 I.C.E 모드를 선택했다. I.C.E는 'Ice'가 아니라 'Increased Control and Efficiency'의 약자다. 차량 반응을 노멀 모드보다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연료 소모와 소음을 줄여준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가을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기능이다.
슈퍼카를 타고 싶지만 가족과 함께 '워라밸(Work-And-Life Balance)'도 추구하고 싶다면 르반떼를 구매 목록에 올려둬야 한다.
↑ [사진=정진수] |
르반떼S 다음으로 선택한 시승차는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츠다. 르반떼S도 몸을 전율케하는 괴력을 발산했지만 도로에 딱 달라붙어 달리는 쾌감을 위해 선택한 '낮은 차'다. 판매 가격은 2억3080만~2억3330만원이다.
마세라티와 페라리가 공동 개발한 뒤 페라리 마나넬로 공장에서 생산하는 3.8ℓ V8 유로6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530마력, 최대토크는 66.3㎏·m이다.
이탈리아 레이싱머신 혈통답게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외모는 시각을 충만하게 만든다.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상어 코를 형상화한 디자인은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상어를 연상시킨다.
전자식 에어 셔터는 공기 통풍구와 엔진의 라디에이터 사이 전면 그릴에 장착돼 공기 역학적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공기저항계수는 0.28에 불과하다. 풀 LED 헤드라이트는 최대 195m 전방을 비춘다. 기존 바이제논 라이트보다 55m 더 먼 거리를 밝힌다.
그란스포츠는 검은색 광택으로 처리된 전후면 범퍼 디자인, 빨간색 브레이크 캘리퍼, 삼지창과 세타 로고의 파란색 선, 21인치 알로이휠 등으로 레이싱머신 혈통을 강조했다.
인테리어는 운전 친화적이다. 주행 필수 데이터를 제공하는 7인치 TFT 디스플레이가 대형 속도계와 RPM 게이지 사이에 설치돼 주행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8.4인치의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호환할 수 있다. 중앙 하단부 콘솔에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작동하거나 오디오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회전식 노브가 장착됐다.
그란스포트 인테리어는 스포츠 시트, 알루미늄 기어시프트 패들을 채택한 스포츠 스티어링 휠, 이녹스(Inox) 스포츠 풋 페달로 레이싱 DNA를 표출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가 스포츠카처럼 몸을 꽉 붙잡지 않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시동 버튼은 스티어링휠 왼쪽에 있어 낯설다. 오른손으로 기어레버를 재빨리 작동해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할 수 있도록 버튼을 왼쪽에 배치한 레이싱머신의 유산이다.
콰트로포르테는 스포츠 모드가 제격이다. 발로 밟자마자 포효하면서 예고 없이 폭주한다. 차체는 손과 발의 움직임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유쾌·상쾌·통쾌 '3쾌감'으로 몸이 전율한다.
스티어링휠 뒤에 가방 손잡이 크기로 장착된 패들 시프트는 손을 펼 때마다 손등을 콕콕 찌르면서 수동 모드를 사용하라고 애정공세를 펼친다.
제동 성능은 만족스럽다. 빠르면서도 안정감 있게 멈춘다. 트렁크 공간은 530ℓ로 벤츠 S클래스와 같다.
↑ [사진=최기성] |
해안도로를 달리기 위해 선택한 다음 시승차는 뉴 기블리S Q4 그란루소다. 기블리는 2013년 국내에서 출시된 뒤 '사막의 열풍'이라는 차명에 어울리게 마세라티 열풍을 불러왔다. 현재 마세라티 판매대수 10대 중 4대는 기블리다.
인기 비결은 높은 브랜드 가치, 슈퍼카로서는 저렴한 1억원 초반대 가격, 뛰어난 성능이다. 공략 대상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재규어 등 독일·영국 프리미엄 자동차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들이다.
현재 판매되는 뉴 기블리는 기존 모델보다 우아하고 역동적으로 변했다. 새로운 전후면 범퍼 디자인을 채택했고 라디에이터 그릴도 다듬었다.
전체 외관 이미지는 확실히 독일차와는 다르다. 독일 차가 칼 같이 다려진 군복을 입은 느낌이라면 이탈리아 차는 몸에 딱 달라붙지만 편안한 '나폴리 스타일 슈트'를 연상시킨다.
실내에서는 기본 제공되는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실크 에디션이 엔트리 모델이라고 여길 수 없을 정도로 품격 높은 분위기를 발산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 소재로 마감해 차량 내부에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이탈리안 감성을 부여했다. 부드럽게 닫히는 소프트 도어 클로즈 기능은 세단의 우아함을 완성한다.
시승차는 3.0ℓ V6 트윈 터보 엔진, 8단 자동변속기, 4륜구동 AWD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기존 모델보다 20마력 높아진 430마력, 최대토크는 3.1kg.m 세진 59.2kg·m이다. 가격은 1억2870만원~1억4080만원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12방향 자동 조절 기능과 메모리 기능을 갖춘 시트가 몸에 딱 달라붙는다. 맞춤 슈트를 입은 것처럼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면서 편안하다. 기분 좋은 긴장감도 느껴진다.
기본 탑재되는 스포츠 스티어링 휠, 스포츠 페달은 마세라티만의 레이싱 DNA를 표현했다.시동 버튼을 누르면 중저음의 배기음이 뒤쪽에서 앞쪽으로 흘러나온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은 기존 유압식 스티어링보다 조작이 편해졌다. 자율주행 기술을 채택할 수 없는 유압식 스티어링의 단점도 해결했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은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작동했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골목길과 도심에서 I.C.E와 노멀로 주행할 때는 승차감이 부드러웠고 흔들림도 적었다. 고성능 스포츠카보다는 프리미엄 세단 같았다. 두 모드 모두 소음과 진동을 잘 억제했다.
성능을 향상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인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도 편안하고 안전한 드라이빙에 한몫했다. 기존 제공되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어시스트,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하이웨이 어시스트 시스템을 추가했다. 차선 유지 어시스트 정확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으로 바꿨지만 레이싱 DNA는 버리지 않았다. 기존 유압식 스티어링처럼 노면과 스티어링 휠이 한 몸이 돼 움직였다. 가속 페달을 밟은 발의 강도에 맞춰 반응했다. 발에 힘을 주면 망설임 없이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으며 질주했다. 기존보다 낮아진 공기저항 계수도 안정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질주에 기여했다.
속도는 지칠 줄 모르고 올라갔지만 두려움보다는 카타르시스가 몰려왔다. 손과 발에 정확히 반응하면서 안정감도 뛰어나 통제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 기블리와의 열정적인 드라이빙은 '서핑의 천국'으로 떠오른 양양 죽도해변에서 마무리했다. 하얀 백사장, 푸른 바다, 계절을 잊은 서퍼들과 어우러진 하얀색 기블리는 선착장에 정박한 요트를 연상시켰다. 그러고 보니 도로에서 여유로운 드라이빙, 가슴 뛰는 퍼포먼스 주행 등을 제공한 뉴 기블리는 지중해를 항해하는 요트를 닮았다.
↑ [사진=최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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