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의 전설 배우 신성일씨가 꾸준한 건강관리에도 불구하고 폐암으로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으로, 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80배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접흡연, 미세먼지, 라돈 등도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폐암 환자 중 비흡연자가 30%에 달해 비흡연자도 안심할 수 없다.
폐암이 무서운 것은 5년 상대상존율이 26.7%로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낮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폐암은 지난 10년간 국내 사망률 1위 암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와 형태, 발생 부위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고, 이에 따른 치료 전략도 다르다.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종양 크기와 침윤 정도,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조합해 1~4 병기로 구분하는데, 이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최적의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한 것이다. 폐암 3기는 종양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고 반대쪽 폐와 근처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경우를 말한다. 폐암 3기 환자의 일부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단독 또는 병행해 치료한다.
폐암도 초기인 1~2기에 발견하면 수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폐암 환자는 말기에 진단을 받는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4대 암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폐암은 4기에 발견되는 비율이 42.7%로 가장 높았다.
폐암 치료 연구는 4기를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지난달 노벨상을 받아 주목받은 최신 면역항암제 역시 국내에서는 4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는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들과 달리 인체의 면역체계를 이용하는 치료법으로, 기존 치료제에 비해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과 내성의 위험성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폐암 3기 중 수술이 불가능한 폐암의 치료법은 여전히 수십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이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병행해 치료를 받은 후 치료제가 없어 병의 경과를 관찰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4기로 넘어가 새로운 치료를 진행하기 전까지 어떠한 시도도 하지 못하는 '치료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이러한 치료 공백에 있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1년 이내 다른 부위로의 암 전이나 재발을 겪고 있으며, 90%가량은 결국 4기에 접어든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국소 전이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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