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만7000명 임직원들에게 5만원씩 담긴 봉투를 일일이 나눠주고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자"고 권유하는 등 이색기부에 나섰다. 봉투에는 연말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를 독려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사랑의 편지도 담겼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작은 나눔'이라고 적힌 봉투에 만원권 4장과 천원권 10장을 담아 임직원들에게 일제히 전달했다. 포스코 임직원이 약 1만7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회삿돈 8억5000만원이 즉각 현금화되어 전해진 것이다. 이는 임직원들의 12월분 기타소득으로 회계상 처리된다.
포스코는 전날 계열사별로 모두 100억원을 모금해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출연했는데, 임직원들이 모두 동참하는 별도의 기부활동에 나섰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사랑의 편지에서 "국내 전후방 산업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역경제도 침체되고 있다"며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조그만 나눔 이벤트를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내세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포스코'경영이념을 실천하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5만원이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우리 임직원들의 따뜻한 정성과 어우러진다면 작은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운 겨울 외진 거리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의 작은 바구니에 따뜻한 저녁 한끼로 들어가도 좋고 구세군 냄비에 정성을 보태도 괜찮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신선한 발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 자
재계 관계자는 "시장지배력을 갖춘 포스코 이외의 다른 철강업체나 후방산업인 조선·건설업체 경영환경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회삿돈 8억5000만원을 손쉽게 직원들에게 돌리는 포스코의 모습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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