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면 당신은 패션을 잘 알지 못하는 이른바 '패알못'일 가능성이 크다. 요즘 '패피(패션 피플의 줄임말)'들은 온라인으로 옷을 사기 전 집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사지 않는 옷은 그대로 포장해 반품을 하면 끝이다. 비용은 물론 전혀 들지 않는다.
다소 번거럽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옷태를 미처 보지 못하고 사야만 했던 온라인 쇼핑의 맹점을 보완한 덕분에 패피들 사이에선 인기다. 패션업계가 온라인 쇼핑몰에 상당한 공을 들이면서 나타난 변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최근 자사 온라인 몰인 SSF샵에서 시작한 '홈 피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SSF샵에서 상품을 선택·결제하면 사이즈와 색상별로 최대 3개까지 배송 받아 입어볼 수 있다. 사이즈와 색상이 맞지 않는 상품은 무료로 반품 처리된다. 현재는 VIP회원(연간 구매금액 100만원 이상·구매횟수 3회 이상)을 대상으로만 하고 있지만 향후 서비스 대상 및 범위를 넓일 계획이다.
올 초 홈 피팅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한섬은 서울 일부 지역에 한해 고객이 집으로 옷을 배송 받아 입어본 뒤 최종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이 비록 온라인몰을 통해 구매했어도 직접 착용해 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이나 반품을 쉽게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고객의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취지다.
옷을 사는 것과 별개로 온라인에서 산 옷을 수선하는 것도 일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AS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서비스를 통하면 고객은 수선해야 할 옷을 싸들고 매장에 직접 갈 필요가 없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모바일을 통해 접수만 하면 된다. 그러면 택배 기사가 직접 고객이 있는 장소로 와 수선품을 가져간다. 게다가 AS서비스 전문가가 소요시간·비용 등 문의사항에 대해 직접 실시간으로 답해주기 때문에 고객은 그저 수선된 옷을 편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고객 대신 옷을 사거나 수선하기 위해 발품을 더 팔겠다는 패션업계의 변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계속 줄고 온라인 쇼핑의 비중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 10월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대비 36% 증가한 규모인데 상품군별로 따져봤을 때 의류거래가 38.7%로 가장 크게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요하게 여겼던 패션 공룡들도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든 형편이 된 것.
↑ [사진출처 = LF몰 홈페이지] |
이용 방법은 이렇다. 고객이 LF몰 모바일앱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전문 정장 재단사(테일러)가 사흘 내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방문한다. 테일러가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고 상담을 나눈 뒤, 그에 맞춰 제작된 정장을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식이다. 온라인에서 가장 구매하기 어려운 품목인 남성 정장을 택한 결과 서비스 론칭 1년 만에 이용 고객 수는 전년대비 50% 늘었다.
최근에는 신개념 3D 가상 피팅 서비스인 'LF마이핏'도 내놓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클로버추얼패션'과 협업한 서비스로 고객이 자신의 성별, 키, 몸무게, 체형 정보 등을 입력하면 생성된 아바타를 통해 가상 착장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히 가상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신체 사이즈를 기반으로 아바타를 맞춤형으로 제작, 실시간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업계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부분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LF는 물론 삼성물산 패션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온라인 쇼핑몰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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