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도·소매업 경기가 부진한데도 대출이 증가하는 현상은 빚으로 버티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도·소매업 대출 잔액은 141조7천37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9.7% 늘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은 2017년 2분기 5.0%를 기록한 이후 매 분기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작년 3분기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1분기(12.8%)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전 분기 대비로도 2017년 하반기부터 도·소매업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2015년에는 1%대에 그치던 도·소매업의 전 분기 대비 대출 증가율은 2018년 2분기에는 3.1%, 3분기엔 2.9%를 기록, 3% 안팎으로 상승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3분기 모니터링 결과 도·소매업 신설법인이 늘어났다"며 "자영업자보다는 법인 위주로 도·소매업 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영업자보다는 법인 위주로 대출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대출 부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작년 도·소매업 경기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 생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 2.2%, 2분기 1.6%에 이어 3분기 -0.3%로 고꾸라졌습니다.
작년 3분기 마이너스 폭은 2013년 3분기(-0.5%) 이후 가장 컸습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내내 감소했습니다. 작년 3분기에는 1년 전보다 도·소매업 취업자가 2.3%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도·소매업 부진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은 해제됐지만, 중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상승, 내수 부진도 도·소매 업황에 좀처럼 볕이 들지 않게 된 이유입니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업 창업이 늘며 시장 포화가 지속한 여파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3분기 전체 신설법인은 1년 전보다 4.4% 감소했으나 도·소매업은 15.9% 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가 나쁠 때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생계형 자금 대출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