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유업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 레드비트와 사과`에서 발견된 곰팡이.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어린이 주스 '아이꼬야'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한 구매자가 10개월 된 아이에게 해당 제품을 먹이던 중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항의글을 게재하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남양유업 측은 자체 조사 결과 택배로 배송되는 운송과정 중 충격에 의해 발생한 핀홀(미세한 구멍)로 외부 공기가 유입되면서 곰팡이가 발생된 사안이라고 잠정 결론지었다. 즉 제조과정이 아닌 배송상의 문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친환경 종이캔에 담은 제품"이라며 "친환경 종이캔의 특성까지 반영한 배송 상의 재포장 과정을 추가로 보완해 재발을 방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꼬야 제품에 적용된 친환경 종이캔은 '카토캔'이다. 카토캔은 종이 소재로 제작된 캔 모양의 용기로, 알루미늄과 페트병보다 생산과 재활용에 탄소 소모량이 적어 친환경 패키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서울우유와 푸르밀, 자뎅 등 국내 음료업체들이 도입한 사례도 늘고 있다.
문제는 종이로 제작돼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또 카토캔이 총 7겹의 다층으로 구성돼 내구성을 높였다고 하더라도, 일반 캔 음료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배송해 충격 위험을 높이고 있는 점도 안정상 우려를 더한다.
한 음료업체 관계자는 "일반캔도 유통과정상 외부충격에 의해 변질될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내구성이 카토캔보다 강해 외부 충격에 구멍이 뚤리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과·라면업계도 매년 포장재 파열로 인한 식품 안전 논란을 겪고 있다. 주범은 일명 '쌀벌레'로 불리는 화랑곡나방 유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2~2017년 식품 이물질 신고 사례 가운데 벌레(432건)가 가장 많았으며, 이 중 화랑곡나방 유충이 67%를 차지했다.
화랑곡나방은 톱처럼 생긴 턱으로 과자와 라면 등의 포장재를 뚫고 들어갈뿐 아니라 플라스틱까지 침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롯데제과 '누드빼빼로'에서 화랑곡나방 유충으로 추정되는 애벌레가 발견된 바 있다.
계속 되풀이되는 애벌레 논란에 소비자들은 '안전한 포장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지만 상황은 녹록치않다. 식약처와 농심은 지난해 방충 효과를 가진 테이프?접작체를 개발했으나 이는 박스 적용에 그친다. 오리온은 국화가 식물인 제충국에서 추출한 천연 살충제 성분을 제품 포장지에 입히는 실험을 진행 중이나 실제 적용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
식품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을 거스르는 포장재나 살충 성분을 제품에 적용하는 데 소비자들의 저항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통 과정에서의 외부 충격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배송?협력사들과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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