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각 부처별로 제각각 운영됐던 연구관리 시스템과 관련 규정을 통합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6월이면 17개로 나뉘어 있던 연구비관리시스템이 연구과제 성격에 따라 크게 2개로 통합된다. 향후 2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이르면 올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의 포털에 접속해 전 부처가 공모하는 연구과제에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제지원시스템 통합과 연구자정보시스템 통합, 연구관리 규정 표준화도 2021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범부처 연구지원시스템 통합 구축 계획 및 추진 현황'에 대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8일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연구지원시스템 통합 구축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벤처부 등 18개 관계부처를 아우르는 연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어느 부처의 연구개발(R&D) 과제를 신청하더라도 동일한 연구행정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20조 원에 이르는 정부 R&D 사업 가운데 연구과제 공모를 통해 추진되는 총 10조 원 규모의 사업이 적용 대상이다.
그동안 연구 현장에서는 과도하게 복잡한 연구 관리 절차와 부처마다 다른 행정 시스템 때문에 연구자들이 연구가 아닌 행정에 매달리게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이런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정보 공유가 어려워 연구과제가 중복 지원되거나 서로 관련이 있는 연구과제조차도 유기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려웠다. 정부 R&D로 얻은 성과물을 서로 연계하는 데도 한계가 따랐다.
정부의 연구지원시스템은 연구비를 신청하고 정산하는 '연구비관리시스템'과 연구과제 공모 채널인 '과제지원시스템', 국가 R&D에 참여한 연구자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연구자정보시스템' 등 3가지로 이뤄져 있다. 기존에는 연구비관리시스템은 17개, 과제지원시스템은 각각 20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때문에 연구자는 연구과제 지원 부처마다 다른 규정과 시스템을 일일이 익혀야 했다.
반면 통합 시스템이 구축되면 연구자는 하나의 채널을 통해 전 부처의 연구비와 연구과제 등을 신청,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우선적으로 올해 9월 1일부터 연구자들은 연구비 일괄지급 방식의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 대상 연구과제의 경우 '통합 이지바로(Ezbaro)', 건별지급 방식의 기업 대상 연구과제의 경우 '통합 RCMS' 등 2개의 연구비관리시스템에서 종이 영수증 없이 간편하게 연구비를 신청, 정산할 수 있게 된다. 통합 RCMS는 이달 25일 먼저 개통되고 통합 이지바로는 올해 7월경 시범 개통될 예정이다. 20개에 이르는 과제지원시스템은 2021년 하나로 통합된다.
↑ 정부의 범부처 연구지원시스템 통합 구축 계획 추진 일정. |
김광수 과기혁신본부 성과평가정책국장은 "연구관리 통합은 연구자의 행정적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 R&D 성과물을 유기적으로 축적하고 부처 간 전문성 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제지원시스템을 기준으로 운영·유지보수비 역시 기존의 연간 117억 원에서 연간 40억 원으로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앞서 지난해 7월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국가 연구개발(R&D) 혁신방안'을 확정하며 '연구개발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151개에 달하는 부처별 연구관리 규정을 일원화하고 부처별로 여러 개였던 연구관리 전문기관도 '1부처 1기관'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연구개발특별법은 아직 국회를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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