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에서 진행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교수)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허위 출장을 통한 정부 연구비 유용 의혹, 조 후보자 장·차남의 특혜 의혹,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등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조 후보자가 해외출장을 명목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비를 유용한 의혹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질타가 이뤄졌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2013~2018년 사이 해외출장을 간 시점과 장소가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의 입학식, 졸업식 등과 일치하는 경우가 7건"이라며 "장남의 석사과정 졸업식에도 참석했는데 부인고 함께 갔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가 "장남 졸업식에는 참석한 것 같다"고 답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해당 미국 출장의 왕복 항공료 지출내역을 보면 건당 600~800만원인데 배우자의 출입국 정보를 필히 제출하고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3년 8월 라스베이거스 출장의 경우 실제 개최한 날짜와 조 후보자가 KAIST에 제출한 출장 보고서에 참석했다고 기재한 날짜가 다르다"며 "2013년 9월 다녀왔다고 보고한 한 학회는 열리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2015년 말에도 모터쇼 참석을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갔다고 했지만 당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모터쇼가 개최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해외 출장은 규정에 맞게 다녀왔다"며 "허위 보고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장에서는 야당 의원들로부터 후보자가 불성실한 태도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조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상당수의 자료 제출을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거부해온 데다 청문회 중에도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동문서답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자진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새로운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제의를 받은 사람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코드인사 보호용'으로 부적격자가 나온 것 아니냐"며 "현안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 장·차남의 초호화 '황제 유학'도 도마에 올랐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들의 유학을 위해 총 7억원 가까이 송금했는데 자금 출처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탈세는 물론 외화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박대출 의원은 "두 아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은 기간에도 총 11만6000달러 정도가 송금됐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도 "벌이가 없는 장남이 유학 중 벤츠, 포르쉐, 수영장 딸린 초호화 주택 살았는데 통장거래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조 후보자는 두 아들의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일절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장남은 2012년 5∼6월 조 후보자가 사내이사를 지낸 '동원 OLEV'에서 인턴을 했다. 차남은 조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 중인 KAIST에서 위촉기능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차남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가 군 통신기술 관련 자문위원을 지낸 동안 군 복무 중 수시로 휴가를 나오는 등 특혜 의혹도 제기됐지만 인정하지 않았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보유 중인 강남 주택 2채 중 1채는 현재 8억원의 시세 차액이 발생했다"며 "안성 사흥리에 4800평의 농지를 매입했지만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농지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배우자와 상의해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온라인전기자동차(OLEV) 사업이 10년간 정부로부터 785억원을 투자받았지만 5억5000만원의 기술이전 수입 외 별다른 사업화 실적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찬옥 기자 /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